문재인+윤석열 팬덤, '뮨파'를 아십니까

김명진 기자 2022. 3. 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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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親文) 유권자 가운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뮨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확산시키고 있다. 하루 만에 트위터에서만 해당 키워드가 1000건 넘게 올라왔다. ‘뮨’은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성(姓)인 ‘문’과 ‘윤’을 합친 단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자신들을 일컫는 '뮨파'라는 단어로 종이에 쓴 글씨. /트위터

15일 트위터에는 ‘뮨파’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물이 1239건 올라왔다. 13일에 70건, 14일에 60건이었던 것이 이틀 사이 9배 넘게 폭증한 것이다. ‘뮨’은 문 대통령의 성인 ‘문’의 초성인 ‘ㅁ’과, 윤 당선인 성의 중성 ‘ㅠ’, 두 사람 성의 종성 ‘ㄴ’을 조합해 만든 단어로 보인다. ‘뮨’은 표준국어사전에도 등재돼 있지 않은 새로운 말이다.

‘뮨’을 표기하는 새로운 한자(漢字)도 만들었다. 문 대통령 성인 ‘文’자와 윤 당선인 성인 ‘尹’ 자를 나란히 붙인 ‘文尹’이라는 합체자(合體字)를 만들어낸 것이다. ‘뮨파’들은 이 새 글자를 ‘조화로울 뮨’이라고 부른다. 이낙연 대표를 지지했다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로 돌아섰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최근 페이스북에 이런 뜻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 “뮨파. 신조어라길래 재미로 한번 써봤다”라며 ‘뮨파’를 붓글씨로 써내린 사진을 찍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당대표 측근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15일 페이스북에 한자로 써 올린 소위 '뮨파'. /정운현 페이스북

‘뮨파’는 친문 성향 네티즌이 이용하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토가 강한 사이트에서 스스로를 가리켜 사용하던 은어였다. 해당 커뮤니티의 주 활동층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당대표를 지지했던 이들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을 ‘이니’로 불렀던 것처럼 이 전 대표는 ‘여니’ 윤 후보를 일컬어 ‘여리’라고 가리킨다. 문재인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나섰던 윤석열을 지지하는 자신들의 ‘인지부조화’를, 이들은 ‘뮨파’라는 조어를 통해 해소하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을 함께 지지하는 이른바 '뮨파' 네티즌들이 만든 인터넷 합성 게시물. /트위터

‘뮨파’의 등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친문(親文) 분열의 결과로 해석된다. 친문 핵심들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부터 이재명 후보 대신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다. 이재명 후보가 과거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맞붙었던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몰아붙였던 것이 앙금이 됐다고 한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이 부동산 정책을 내세우며 문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선 점도 ‘뮨파’들의 불만을 샀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지지층들은 이재명을 탐탁잖아 하는 ‘뮨파’를 향해 ‘수박(민주당 내 보수 인사)’ ‘똥파리’로 일컬으며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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