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손절해" 경고 쏟아지는데..시진핑 미련 못버리는 이유
중국이 3주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군사물자 고갈 문제에 직면한 러시아가 무기·식량 등을 보내달라고 긴급 요청하면서 중국이 실제 지원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제사회는 물론 중국 내부에서조차 "하루빨리 러시아와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데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종 결정은 늦어지고 있다. 미국에 맞서 러시아를 돕고 싶지만,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경제제재 대상이 될까봐 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해 온 중국이 국제사회 표적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중국의 개입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확전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경고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중국에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을 만나 "중국이 러시아의 서방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는다면 분명히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 어느 곳, 어느 나라도 경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생명줄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반복해 왔던 간접 경고가 중국을 지칭한 강력한 메시지로 바뀌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와의 밀월을 지속하는 중국에 직접적으로 날 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군사개입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첩보가 공개된 것도 한 요인이다. 자칫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경우 군사물자 고갈로 1~2주 이내에 철군이 불가피한 러시아군에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무기 지원 요청을 받지 않았다며 일축했지만 증시가 급락하는 등 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돈줄이 묶여 버린 러시아처럼 중국도 경제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규모 매도 사태를 불렀다. 시 주석이 잘못된 결정을 해도 이를 저지할 시스템이 없다는 것을 중국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시장도 이 문제를 중대한 리스크로 받아들였다는 해석도 있다.
중국 내부에서조차 "러시아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일부 고위 당국자들은 러시아와의 제휴 비용이 과도한 데다 중국 기업들까지 압박을 받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기념한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푸틴이 만나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가 러시아산 에너지를 보이콧하는데 굳이 비싼 값에 가스를 받아야 하냐는 일종의 자성론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 주석이 푸틴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미국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짚었다. 시 주석은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도전할 때마다 경제보다 정치적 목표를 앞세웠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 주요 국가들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지는 상황에서 '반미' 노선을 함께 할 러시아의 등장이 반가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도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감이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양국이 분열돼 있기 때문에 정상이 만나 직접 대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현재로선 미국과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를 키울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러시아와 같은 수준의 경제제재가 중국에 이뤄질 경우 파장이 클 것이라는 풀이다.
미 해군분석센터(CNA) 엘리자베스 위시닉 수석연구원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에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잃을 것이 많다"며 "시 주석의 러시아 정책은 전략적 배당을 기대하고 있지만 손실이 불가피한 사실상 실패한 외교로 임기를 연장하려는 그동안의 노력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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