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근무 땐 술판, 퇴근 땐 음주운전..막 나간 요금소

정아람 기자 2022. 3.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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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민자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야간 근무를 할 때마다 술판을 벌였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직원들은 술 마신 뒤 요금소에서 근무를 섰고, 술도 안 깼는데, 차를 몰아 퇴근까지 했다고 합니다. 위험천만한 행동을 한 직원들, 두세 달 감봉 처분만 받고, 다른 곳에서 근무 중입니다.

정아람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충남 천안에 있는 천안논산고속도로 남천안 영업소입니다.

지나는 차들의 통행료를 받고, 통행료를 안 낸 차량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이곳 직원들이 야간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신다는 내부 고발이 접수됐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야간 근무를 하는데 그때마다 직원들이 새벽에 야식을 먹으면서 술을 마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부 고발자가 지난해 6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남천안 영업소 사무실 안에서 직원들이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강모 씨/내부고발자 : 소주 2병에 맥주 4병에서 6병은 항상 서너 명이 모여서 그렇게 드셨던 거죠. 야간 근무만 되면 항상 술을 드셨고, 그게 그냥 일상적으로…]

술을 마신 뒤에는 교대로 요금소에 나가 근무를 섰다고 합니다.

[강모 씨/내부고발자 : 술을 마시고 다시 교대하러 가면 술을 드신 상태에서 고객들을 만나는 거예요. 마스크로 가리고 있으니까 술을 마셨는지 고객님들은 알 수가 없는 거잖아요.]

더 심각한 건 술이 깨지도 않은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해서 퇴근했다는 겁니다.

[강모 씨/내부고발자 : 음주를 하시고 한 서너 시간도 안 돼서 집에 갈 시간이 오거든요. 항상 자차로 퇴근을 하시는데 음주한 상태로 그대로 집에 가시는 거죠.]

2019년 말 남천안 영업소에 입사한 강씨는 입사 이후 다른 직원들이 술 마시는 걸 계속 목격했고, 보다 못해 지난해 하반기 관리업체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합니다.

본인의 목숨은 물론 다른 운전자들의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행동을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술을 마신 직원 네 명은 근무 태만으로 2~3개월 감봉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지금은 다른 영업소로 발령이 나서 계속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관리업체 관계자 : 회사 내규에 따른 징계 처분이 이뤄졌고요. 그런데 노동조합이 있는 현장이에요. 그래서 노조하고 체결돼 있는 단협에 허용돼 있는 선에서 징계가 진행됐고요.]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은 내부 고발자의 사진에 찍힌 이틀간만 술을 한두 잔 마신 거라고 해명합니다.

[이모 씨/천안논산고속도로 요금소 직원 : 밤새 근무를 하니까 그날도 마찬가지로 평소 있던 대로 야식을 먹으면서 차에 누가 술이 좀 있다고 그래서 그냥 소맥 한두 잔 정도 먹은 거지…]

국토교통부는 천안논산고속도로 측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청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직원들한테 근무 중 근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하는 거 하고, 취약 시간대에 불시 순찰이나 확인이라든가 하는 것들도 강화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긴 천안 논산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요금소 근무실태를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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