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벤츠·BMW처럼 '인증중고차' 사업.."속도감 있게 진행"

박주연 2022. 3. 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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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입이 가능해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인증중고차(CPO)' 사업을 개시, 벤츠·BMW 등 수입차업계와 동등한 경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중고자동차판매업 관련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중고차 매매업종 '미지정'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13년 중고차 매매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후 9년만에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이 가능해졌다.

다만, 심의위는 현대차·기아가 중고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된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를 통해 이러한 우려 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

심의위의 이번 결정으로 2019년 이후 3년간 이어져온 완성차업계 중고차시장 진입 논란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9년 2월 보호기간이 만료됐고, 당시 동반성장위원회는 적합업종 부적합 의견을 제출했다. 중고차업계는 같은 해 11월 생계업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을 요청했다. 중기부는 법정 시한인 2020년 5월까지 결론을 내려야 했지만 여론 등을 고려해 결정을 미뤄왔다. 이로 인해 2019년 이후 3년간 완성차업계와 중고차 판매업계간 갈등이 고조돼왔다.

현대차·기아, 1월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속도감있게 진행"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빠른 시일 내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구현된 브랜드별 중고차 매매 플랫폼과 전국 주요 거점 대규모 전시장 등을 마련,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을 하고, 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지난 1월4일 경기 용인시청에, 기아는 전북 정읍시청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서를 냈다. 지난 7일에는 중고차 사업방향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소사업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5년, 10만㎞ 이내의 자사 차량 중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대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에 나선다.

또 올해 시장점유율 2.5%를 시작으로 2023년 3.6%, 2024년 5.1%까지 시장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판매대상 범위를 벗어난 차량이 소비자로부터 접수되면 경매 등의 공정한 방법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에 중고차 도매업을 해온 현대글로비스 역시 지난 1월20일 국내 중고차 업계와 소비자를 잇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통합 플랫폼 '오토벨'을 론칭했다. 오토벨을 이용하면 중고차 딜러는 현대글로비스의 분당·시화·양산 경매센터에서 열리는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은 차량을 오토벨 플랫폼안에서 '스마트옥션 인증 차량' 메뉴를 통해 소비자에게 즉시 판매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인증된 경매회원사를 통해 투명하게 유통된 차량을 허위매물 걱정 없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심의위가 결론을 내리기 전부터 현대차와 기아가 사업 개시를 위한 촘촘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시기를 예상할 수는 없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5년, 10만㎞내' 자사 차량으로 '인증중고차' 사업…보상 판매도

현대차가 지난 7일 공개한 '중고차 사업방향'에 따르면 중고차 사업 진출 후 현대차는 '5년, 10만㎞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인증중고차' 사업에 나선다.

현대차는 국내 최고수준의 중고차 품질검사와 인증을 위해 자사가 보유한 제조·에프터서비스(AS) 기술력을 활용, 3단계에 걸친 중고차 품질검사·인증체계(매집점검-정밀진단-인증검사)를 마련하고,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한다.

인증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에는 정밀한 차량진단과 정비가 가능한 최첨단 스마트 장비가 갖춰진다. 정밀진단 후 정비와 내외관 개선(판금, 도장, 휠·타이어, 차량광택 등)을 전담하는 상품화 조직을 운영해 중고차의 상품성을 신차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소비자가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를 구매할 때 할인해주는 '보상판매 프로그램'에 나선다. 자체 시스템 등을 통해 차량 성능·상태와 이력 정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정한 가격으로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할인도 제공, 원스톱 중고차 처리·신차 구입을 가능케 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차량의 차량의 잔존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기존에 인증중고차 사업을 해온 수입차업체들과 동등한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구축…정보 비대칭 해소

현대차는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위해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을 구축, 모든 중고차시장 참여자들에게 공개한다.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에는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정보 ▲적정가격 산정 ▲허위·미끼 매물 스크리닝 등의 서비스와 함께 중고차시장의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고차 가치지수 ▲실거래 대수 통계 ▲모델별 시세 추이 ▲모델별 판매순위 등의 중고차시장 지표와 ▲트렌드 리포트 등이 제공된다.

해당 포털에는 정부·기관이 각각 제공하는 차량이력 정보와 현대차가 보유한 정보가 공개된다. 사고 유무와 보험수리 이력, 침수차 여부, 결함·리콜내역, 제원·옵션 정보 등 차량의 현재 성능·상태와 이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앱 기반 가상전시장 운영…새로운 중고차 구매경험 제공

현대차는 모바일 앱 기반의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운영, 소비자들에게 편리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중고차 구매경험을 제공한다

가상전시장에 상품검색·비교에서부터 견적과 계약·출고·배송에 이르기까지 구입 전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원스톱 쇼핑을 구현하고, 고객이 가상전시장에서 중고차를 계약하면 집 앞 등 원하는 장소로 배송한다.

온라인 가상전시장에서는 오감정보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컨시어지가 차량구매를 돕는다. 소비자는 가상전시장에서 인공지능 컨시어지와 함께하는 '온라인 도슨트 투어 (오프라인 채널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차량 검색과 비교 등을 진행한 후 본인에게 맞는 차량을 추천 받을 수 있다. 선택한 중고차의 최초 입고에서부터 품질검사 및 상품화 과정, 전시 등 인증중고차로 변화되는 과정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360도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차량 하부와 내·외부 상태 확인 ▲초고화질 이미지를 통한 시트질감과 타이어마모도와 같은 촉감정보 확인 ▲차량냄새 평가와 흡연여부, 차량 엔진소리 등 후각 및 청각정보와 함께 가상 시승 화면까지 제공하는 오감정보 서비스도 선보인다.

오프라인 채널도 마련된다. 현대차는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대규모 전시장과 함께 도심 랜드마크 딜리버리 타워를 순차적으로 구축해 고객에게 색다른 구매경험을 선사한다.

한편,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지난달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를 포함해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자체 시장점유율 제한과 사업계획 등을 고려하면 2026년이 돼도 5개사 합계 시장점유율이 7.5%~1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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