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쩌다 이리 됐나.. 3대 악재에 'K-팬데믹' 오명

송경모 2022. 3. 1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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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간 발생한 만큼의 확진자가 17일 단 하루에 나왔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자체의 특성과 사회 전반적인 면역 수준, 섣불렀던 방역 기조 급선회가 맞물리면서 확진자가 폭증했다고 지적한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 누적 확진자는 전 국민의 1%를 조금 넘는 정도였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는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강화된 적 없이 줄곧 유지·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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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확산·백신 접종 반토막
섣불렀던 방역 기조 급선회 지적
인구당 확진자 OECD서 압도적
17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간 발생한 만큼의 확진자가 17일 단 하루에 나왔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자체의 특성과 사회 전반적인 면역 수준, 섣불렀던 방역 기조 급선회가 맞물리면서 확진자가 폭증했다고 지적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0~2021년 발생한 확진자(63만여명)와 맞먹는다. 전날까지 합칠 경우 102만여명에 이른다. 이틀 동안 전 국민의 2% 가까이 확진된 셈이다.

이 같은 확산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6730.47명(일주일 평균)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다른 국가들이 지난 ‘정점’과 비교해도 상위권이다. 이스라엘, 덴마크,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아이슬란드만이 한국보다 더 높은 정점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바이러스 전파력은 공통의 난제였다. 오미크론 변이는 물론 그보다도 30%가량 전파력이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BA.2 변이)까지 확산하면서 확진자 폭증에 불을 댕겼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기존 오미크론과 유행 시기가 겹친 탓에 BA.2의 영향을 따로 떼어 평가하기란 어렵다”며 “이달 안에 BA.2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면역 수준에도 차이가 났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 누적 확진자는 전 국민의 1%를 조금 넘는 정도였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델타나 알파 변이, 원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비율이 유럽이나 미국 대비 적었다는 것은 그만큼 감염에 취약한 사람이 여전히 많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맞물려 백신 접종 속도는 지난해 12월 이후 눈에 띄게 느려졌다. 12월 한 달간 새로 3차 접종을 받은 인구는 1500만명이 넘었으나 올해 1월 880만여명, 2월 420만여명으로 매달 반토막이 났다. 이달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16일까지 71만4441명만 접종했다.

무엇보다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건 사회적 거리두기와 접촉자 추적·격리를 비롯한 확산 억제 정책의 폐기다. 방향성은 맞으나 시기를 잘못 잡았다는 것이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는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강화된 적 없이 줄곧 유지·완화됐다. 정부는 계절독감과 오미크론을 비교하는 대국민 메시지도 거듭 내놨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유행이 한창 증가하는 시점에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격리를 포기했다”며 “국민 희생을 전제로 한 집단면역 실험”이라고 꼬집었다. 장 위원은 “검사·추적·격리를 바탕으로 개별 국민은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해 왔던 국내 방역 체계가 오미크론엔 통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위험 평가와 소통이 필요했다”고 비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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