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개딸들' 응원받는 '재명 아빠'..패배 후 얻은 '팬덤정치'
'이재명 지켜라' '이낙연 때문에 패배' 문자 폭탄 쏟아져..李 "간곡히 자제 호소"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대선에서 패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공개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선 2030세대 여성 지지층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접촉면을 넓히며 '잠행 아닌 잠행'을 이어가고있다.
최근 2030대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이 고문의 팬 카페 '재명이네마을'을 중심으로 이 고문과의 소통 인증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고문에게 트위터 쪽지를 보냈다가 "개딸님 너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란 답장을 받았다는 글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개딸'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배우 성동일이 극중 딸인 가수 정은지를 지칭하는 말로, '성격이 괄괄한 딸'이라는 뜻을 가졌다. 자신을 "재명 아빠"라고 부르는 지지자들과의 유대감 형성을 위해 이러한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등 과거 논란으로 인해 여성 청년들에게 비(非)호감 이미지였던 이 고문은 30%대 박스권 탈출을 위해 대선 막판 여성 표심 잡기에 전력했다.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영입에서 시작해 공공분야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등 여성 특화 공약 등을 발표했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언한 윤석열 당시 후보의 '비호감'과 맞물려 이 고문을 향한 전략적 투표를 실시한 2030세대 여성이 대선 이후 이 고문의 '팬덤'이자 핵심 지지층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고문을 향한 2030 여성들의 지지는 민주당 '입당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대 대선 직후인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11만7700명이 신규 권리당원으로 입당했으며, 충북도당의 경우 신규 가입자의 70%가 젊은층 여성이다.
대선 패배 후 좌절에 빠진 민주당에게, 이같은 신규 당원의 유입은 패배를 딛고 일어설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대적으로 정치 혐오가 강한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이 고문에 대한 '팬덤'이 일고 있는 점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이에 이 고문이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해 민주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2015년 '문파'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대표에 당선, 이후 대권을 거머쥔 문재인 대통령처럼 이 고문도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대선 이후 입당한 당원들에게도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당규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이 고문의 '팬덤'이 커지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 고문 지지층의 목소리가 과다 대표되면서, 이 고문을 향한 당내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0년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등을 비판하며 당을 떠났다.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이 고문의 지지자들로부터 '이재명 고문을 지켜라' '이낙연 전 대표 때문에 졌다'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를 매일 수천통씩 받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여태까지 중에 가장 화력이 센 것 같다.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원내대표 선거 국면에선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고문의 비서실장이었던 박홍근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내용과, '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을 낙선시켜야 한다는 문자 폭탄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한 뒤에도 2030 의원들이 '조국 사태' 등을 거론하며 쇄신론을 꺼내 들었지만, 강성 지지자들이 이들을 '초선 5적'으로 규정, 이들을 비난하는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보내며, 쇄신 논의가 힘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 고문도 이같은 문제를 의식한 듯,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을 통해 "지지자들께 (문자발송) 자제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 고문과의 통화 내용임을 밝히며 "(이 고문이) 자신이 부족해 실패했는데, 고생한 지지자들과 의원들 사이에 불신과 갈등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아무리 의도가 선하더라도 누구에겐가 집단적 강요로 느껴진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분열과 분노는 우리 스스로의 상처만 헤집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의 패배를 넘어서 승리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서로 손잡고 위로하고 더 크게 단합해야 한다"며 "뭉쳐야 산다"고 강조했다.
js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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