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아마존 1위 매트리스' 품었다..美시장 정조준

오수현 2022. 3.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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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선두권 매트리스 韓업체
지누스 지분 30% 7747억 인수
리빙부문 매출 3조6천억으로
2030년 매출 5조 돌파 목표
종합유통·리빙기업 발돋움
부산 소재 프리미엄 아웃렛 롯데 메종동부산 내 지누스 매장 모습. [사진 제공 = 지누스]
현대백화점이 '아마존 매트리스'로 북미 시장에서 명성이 높은 가구·매트리스 업체 지누스를 인수하고 해외 리빙 분야 시장에 진출한다.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 현대L&C를 통해 국내 가구·인테리어·건자재 사업을 영위해 온 현대백화점은 해외에서 대부분 매출을 일으키는 지누스 인수로 리빙 부문에서 매출 3조6000억원대의 전 세계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모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인수·합병(M&A)에 쏟아부으며 종합 유통·리빙 그룹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공격적인 확장세에 나선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를 7747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분 인수와 별도로 1200억원 규모로 지누스와 신주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이 자금은 지누스의 인도네시아 제3공장 설립 등에 쓰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이 9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한 지누스는 북미 지역 매트리스 시장 선두권 업체로 꼽힌다. 2006년 미국에서 매트리스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캐나다와 호주, 일본, 영국, 독일, 스페인 시장까지 진출한 명실상부한 전 세계 가구·매트리스 업체다. 특히 세계 최초로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한 후 상자에 담아 배송하는 기술을 상용화해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며 '아마존 매트리스'로 불린다. 북미 최대 오프라인 할인 매장인 월마트 점포에도 매트리스를 공급하고 있다. 지누스 전체 매출에서 미국 시장 비중은 87%에 이른다. 전 세계 매출 비중도 97% 수준이다.

정지선 회장
이번 인수로 현대백화점의 리빙사업 부문 매출 규모는 3조원 중반으로 더욱 커지게 됐다. 지누스는 지난해 매출 1조1238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리바트가구를 인수하며 가구·인테리어 사업에 본격 진출했고, 2018년 건자재업체 한화L&C를 인수했다. 이번에 지누스 인수로 가구·매트리스까지 리빙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동시에 해외 매트리스 시장까지 진출하게 됐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와 현대L&C 매출은 각각 1조4066억원, 1조1100억원을 기록해 여기에 지누스 매출까지 더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 부문 매출 규모는 3조6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국내 대표 리빙업체인 한샘의 작년 매출 2조231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이 영위하는 사업은 유통, 패션, 식품, 리빙에 이르는 4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번에 강화된 리빙 부문 매출을 오는 2030년까지 5조원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지누스는 1979년 진웅기업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돼 1987년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1995년 수출액 1억달러를 돌파했다. 2000년 지누스로 사명을 바꾼 뒤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유럽에 잇달아 진출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1989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가 2005년 상장폐지한 뒤 2019년 재상장했다. 이윤재 회장과 자녀인 이다니 씨의 지분이 38.21%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은 이 중 지분 30%만 인수한 것이며, 이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면서 계속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누스는 앞서 지난해 SK그룹이 인수를 추진할 정도로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이 회장 측이 지분 8.21%를 보유하고, 경영에도 계속 참여하는 데 합의하면서 인수가 전격 성사됐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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