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주변에 "권성동 나와 동급".. 權 의원은 "난 쓴소리꾼"

최경운 기자 2022. 3.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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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 잇단 폭탄발언 쏟아내는 권성동 의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23일 만나는 동료 의원들에게 “좋은 인재 있으면 추천 좀 해달라”는 말부터 꺼냈다. 권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에 내정됐다. 한 의원은 “지방선거 후보감을 찾는 줄 알았더니 윤석열 정부에 참여할 좋은 인재를 함께 찾자고 하더라”고 전했다. 새 정부 국무위원 후보군과 대통령실 참모 후보군까지 두루 찾고 있다는 뜻이었다.

2021년 10월 17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주호영 의원 선거대책위원장 영입 기자회견에 앞서 권성동 종합상황본부장과 대화하고 있다. /News1

권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윤 당선인 측근이다. 정치권에선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맏형으로 불린다. 권 의원은 최근 윤 당선인 곁을 다른 사람에게 내주고 멀찍이 떨어져 있겠다며 ‘윤멀관’을 자칭한다. 하지만 윤 당선인 측 한 인사는 “당선인에게 권 의원은 공간적 거리가 의식을 지배하지 않는 경우”라고 했다.

권 의원은 윤 당선인과 1960년생 동갑내기다. 초등학교 때 외가 동네에서 윤 당선인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두 사람 다 강원도 강릉 금학동에 외가가 있어 방학 때 어울려 지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서울, 권 의원은 강릉이 집이라 한동안 잊고 지내다 20년 정도 세월이 흘러 검찰 선후배로 재회했다. 1993년 권 의원이 수원지검 검사를 할 때 윤 당선인이 수원지검에 검사시보로 배치돼 다시 만났다.

정치권 사람들은 윤 당선인과 권 의원을 허물없는 친구 사이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권 의원은 사법시험 9수(修)를 한 윤 당선인의 사법연수원 6기수 선배다. 그래서 지금도 서로 “당선인님” “권 의원님”이라고 존대한다고 한다. 권 의원은 “검찰에서 윤 당선인을 다시 만났을 때 사실 나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며 “윤 당선인이 ‘강릉’ 하면서 외가 이야기를 하기에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작년 5월 정치를 하겠다며 권 의원에게 먼저 연락해온 이도 윤 당선인이었다고 한다.

/일러스트=이철원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말을 깎아내지 않고 직설(直說)하는 게 권성동 스타일”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작년 6월 29일 윤 당선인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후, “윤석열을 돕자”며 동료 의원 규합에 앞장섰다. 입당 촉구 연판장도 돌렸다. 하지만 몰려드는 주변 사람들에겐 “난 윤석열의 부하가 아니다. 명색이 정치 선배인데 ‘윤비어천가’를 부를 순 없다”며 ‘쓴소리 보좌역’을 자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권 의원은 이런 뜻을 윤 당선인에게도 문자메시지로 전했고, 윤 당선인은 “쓴소리를 하면 시키는 대로 하겠다. 잘 이끌어달라”고 답장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작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에도 권 의원을 비서실장, 당 사무총장에 잇달아 기용했다. 지난 1월 윤 당선인이 선대위를 해체할 때 권 의원은 자리를 내려놓고 물러났지만 그 뒤로도 윤 당선인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항상 옆에 있었다.

윤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주변에 “권 의원은 나와 동급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 지인은 “당선인은 권 의원이 정치적으로 더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전했다. 대통령 비서나 각료로 옆에 묶어두지 않고 당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하는 것 같다는 뜻이다.

권 의원은 강릉에서 18대 총선 이후 내리 4선을 했고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두 번 지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올 5월 있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거나 내년 전당대회 때 당대표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권 의원이 윤 당선인 임기 전반기 정치적 기반 조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고 했다.

권 의원의 최근 발언도 이런 관측을 낳는다. 권 의원은 대선 다음 날인 지난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을지를 두고 “성과를 낼 자신이 있으면 맡는 것이고 자신이 없다면 맡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며칠 후 그는 윤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 회동 의제로 거론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을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함께 사면할 가능성이 100%”라고 했다. 그런 그는 23일엔 ‘안철수 총리설’에 대해 “요직을 연속해 맡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개인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윤 당선인을 정치적으로 뒷받침하고자 역할 분담에 나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권 의원 위치를 생각하면 윤 당선인 뜻으로 읽힐 수 있는 월권성 발언”이라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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