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 못 사는 '포켓몬빵' 양심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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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 인기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
지난 주말에 한 대형마트에서 '포켓몬빵 오픈런'에 동참했다는 최모(33)씨는 "어렸을 때 생각이 나고, 레어템을 찾는 재미도 있어서 시도해봤다"며 "줄까지 서서 구매할 일인가 싶었지만 득템을 해보니 성취감도 들고 좋았다"고 말했다.
16년 만에 다시 포켓몬빵이 열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포켓몬빵은 1998년 처음 출시돼 2006년까지 8년 동안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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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앱에 개봉한 빵 판매
성범죄 미끼 악용 부작용도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 인기가 과열 양상을 보인다. 배달 물류차량에서 막 내린 상자를 뒤지는가 하면, 중고거래 카페에서 개봉한 빵을 판매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성범죄 미끼로까지 악용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24일로 재출시한 지 한 달을 맞는다. 한 달 동안 약 700만개를 생산·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빵에 들어있는 159개의 포켓몬 ‘띠부띠부씰’을 모으려는 수집가와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샷을 올리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포켓몬빵은 ‘없어 못 파는 상품’이 됐다. SPC삼립의 공장 3곳을 24시간 돌려 하루에 약 24만~25만개를 만들지만, 매일 완판이다.
인기를 확인시켜주는 ‘오픈런’ 현상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개장시간 직후에 품절되는 일이 이어지자 오픈런 행렬이 줄을 이었다.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한 곳도 적잖다. 지난 주말에 한 대형마트에서 ‘포켓몬빵 오픈런’에 동참했다는 최모(33)씨는 “어렸을 때 생각이 나고, 레어템을 찾는 재미도 있어서 시도해봤다”며 “줄까지 서서 구매할 일인가 싶었지만 득템을 해보니 성취감도 들고 좋았다”고 말했다.
물류차 도착 시간에 맞춰 편의점을 방문하는 ‘편의점 오픈런’도 벌어진다. 편의점 직원이 물류차에서 제품을 내리고 진열하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상자 속 빵을 뒤지는 사례도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한 편의점주는 가게 앞에 ‘포켓몬빵 불매운동 중입니다’는 안내 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이 편의점주는 “(물류차에서) 박스를 내리자마자 손님이 물건을 뒤지기 시작했다. 건드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힐난만 들었다. 없으면 없다고 욕을 먹고, 하루에 2개 들여와서 또 욕을 먹느니 차라리 안 팔고 말겠다”고 했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의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포켓몬빵 거래 글이 올라온다. 띠부띠부씰 레어템(희귀아이템)은 많게는 몇만원의 웃돈을 얹어 팔리기도 한다. 1500원짜리 빵이 30배 이상 비싼 값에 거래되는 일도 있다. 개봉한 빵을 중고로 판매하는 경우도 나온다. 띠부띠부씰만 꺼내고, 먹지 않은 빵을 헐값에 내놓는 식이다. 위생이나 식품 안전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16년 만에 다시 포켓몬빵이 열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포켓몬’ 콘텐츠의 식지 않는 인기, 2030세대의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레트로 유행, 한정판이나 희귀 제품을 구하고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인증샷’ 문화가 만나면서 시너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포켓몬빵은 1998년 처음 출시돼 2006년까지 8년 동안 판매됐다. 당시에도 출시 초기 돌풍을 일으키며 한 달에 500만개씩 매진됐었다.
최근에는 포켓몬빵 인기를 범죄에 악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60대 남성이 지난 20일 포켓몬빵을 사러 온 11세 어린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 남성은 ‘빵을 찾아주겠다’며 편의점 창고로 아이를 유인해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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