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비호감 선거에 이어 최악의 대선 편파보도"

김철관 2022. 3. 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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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대선보도 평가 토론회

[김철관 기자]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총괄평가토론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열렸다.
ⓒ 김철관
 
"검증은 실종되고 중계만 남은 정책·공약보도, 각종 의혹과 논란을 추적해 진위 여부를 가리기보다 네거티브 공방 전달에 머문 기성언론, 넘쳐난 여론조사 보도, 무력한 대선보도를 했던 지역언론, 비정책보도와 가벼운 저질뉴스가 상위를 장악한 포털뉴스, 공론장으로서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기울어진 지형을 보여준 유튜브의 한계 등이다."

23일 열린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주최 대선 평가토론회에서 지적된 내용들이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20대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선거에 이어 최악의 대선 편파보도였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등 26개 언론·시민단체로 결성된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공동대표 김동훈·김서중·윤창현)가 2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대선 보도를 평가하고 해법과 앞으로 과제를 제시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전국 주요 신문, 방송, 종편 등 기성언론 선거보도뿐 아니라 포털뉴스, 유튜브 선거콘텐츠 평가도 함께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김서중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공동대표(민언련 상임공동대표)의 사회로 '정책검증 사라지고 편파보도·경마저널리즘만 도돌이표'란 주제로 발제한 조선희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신문방송종편 모니터팀장(민언련 미디어팀장)은 "이번 대선보도는 단일화 보도가 많았다"며 "단일화는 협치와 민주주의 발전 자체보다 정치권의 권력 나눠먹기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점이고, 이를 그대로 중계만 했다면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보도 대부분은 국민의힘 또는 국민의당 상황, 단일화 성사 가능성, 단일화 진행 상황 등의 경마저널리즘과 유권자 없는 선거보도 일색이었다"며 "단일화가 의무라며 후보를 몰아간 언론보도였다"며 이번 대선에서 대표적인 편파보도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신문 방송 종편 대선보도를 평가하면 ▲실종된 정책보도 ▲행보-단일화 등 경마식 저널리즘 만연 ▲ 종편의 후보-후보자 가족 논련 관련 시간 편파 ▲선거운동에 가까운 단일화 보도 ▲사실왜곡하는 언론사 보도 등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 이번 대선은 후보자의 정책보다 이미지에 치중한 보도, 선거를 승패의 관점에서 만 바라보는 보도, 갈등이나 대립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보도, 정치공방만 나열하는 보도, 특정 후보나 정당에 편파적인 보도 등이었다"며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이를 비판 없이 크게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적했다.

이어 '포털이 재현(再現)한 대선'을 주제로 발제를 한 이준형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포털 모니터팀장(언론노조 전문위원)은 "포털 뉴스는 후보자와 배우자 논란 관련 보도가 정책 기사를 압도했다"며 "혐오를 부추기는 논리도 정치의 일환인 양 끼어들었고, 포털은 이런 기사들이 더 많이 읽히도록 목록 상위에 배치하고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공약 검증해 알려주는 시간 턱없이 부족"

'유튜브, 공론장으로서 가능성과 기울어진 지형'을 주제로 발제를 한 유승현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유튜브 모니터팀장(경희대 미디어학과 객원교수)은 "유튜브 채널별 동향 분석결과 후보자-정당 채널의 경우, 윤석열TV와 국민의힘(오른소리) 채널이 이재명TV와 더불민주당(델리민주) 채널보다 이용량과 콘텐츠 생산량이 훨씬 높았다"며 "정치-시사 채널의 경우는 보수진영 채널이 진보진영 채널보다 이용량과 콘텐츠 생산량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유튜브는 공론의 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이번 유튜브에 대한 대선 평가는 보수진영 우세로 결론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지역언론 가장 무력했던 대선, 왜 역할하지 못했나'를 주제로 발제를 한 박정희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부산지부장(부산민언련 사무국장)은 "대부분의 지역 정책 공약보도는 단순 전달에 치중했다"며 "비중이 적거나 보도 시기가 너무 늦는 등 충분하지 못했으며 검증과 평가로 나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지역언론보도의 한계로 ▲정책-공약보도에 있어 소극적 ▲지역 연고 강조 및 지역주의 조장보도 ▲검증없는 '공방-갈등' 받아쓰기 보도▲소수정당 홀대 및 사회적 약자 보도 홀대 등을 밝혔다.

토론에 나선 권태호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은 "발제자가 단일화 보도가 많았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단일화가 됐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가 이겼다"며 "우리 같은 다당제 체제의 양당 구도에서 단일화란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앞으로 대선에도 단일화 보도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결선 투표가 도입되면 공약이나 정책보도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 KBS 정치부 의정팀장은 "이번 대선보도를 하면서 공약에 대한 재원조달방법의 타당성 검증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며 "후보들의 정책 공약집들이 선거 2주 전 정도 돼 나오는데, 유권자들에게 공약을 검증을 해 알려주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채영길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대선이 끝나자 모 언론사 국장급이 윤석열 후보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한 언론사 법조팀장을 했던 사람은 캠프로 갔다"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전 현직 기자들이 캠프에 몸담고 정치적 선언을 하고 있다, 이런 언론인들에 대한 평가와 문제의식을 가질 때"라고 지적했다.

심영섭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뉴스제휴평가위원)은 "포털이 어떤 알고리즘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밝혀줘야 한다, 하지만 알고리즘을 규제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며 "포털이 좋은 기사를 많이 노출시키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이번 대선에서 2030문제에 대한 보도를 이대남, 이대녀 등의 갈등구조로 보도를 한 경향이 있었다"며 "세대론에 입각한 사회론적 접근으로 언론에서 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25일 발족과 더불어 3월 9일 선거일까지 전국 주요 신문, 방송, 종편, 포털뉴스,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하며 대선보도 감시를 해온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이날 총평가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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