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소득 200만원 미만' 10명중 6명, 尹 뽑았다

채종원 2022. 3. 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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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EAI, 대선 투표자 분석
18대 때도 저소득층이 朴 지지
계급배반 투표 현상 더욱 심화

◆ 달라진 대선 표심 ① ◆

지난 9일 실시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고소득·고학력자 유권자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저소득·저학력층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더 많이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전 인식과 반대로 고소득·고학력 유권자가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사회 서민층이 보수정당을 더 찍는 일명 '계급 배반 투표'가 심화되면서 한국의 정치 지형을 흔들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선 종료 후인 지난 10~15일 1104명을 대상으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등을 포함한 'EAI 대선패널 2차 조사'를 진행했다. 여론조사기관에서 대선 투표 이후 투표자들의 표심을 분석한 것은 방송 3사의 출구조사 이후 처음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구간인 '월 600만~700만원 미만'에선 윤 당선인을 32.6%가 찍은 반면 61.7%가 이 전 후보를 선택했다. 최상위 소득 구간인 '월 700만원 이상'에선 이 전 후보(49.6%)와 윤 당선인(47.9%)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이었다.

반면 '월 200만원 미만' 계층에선 윤 당선인을 뽑았다는 응답자가 61.3%였고, 이 전 후보를 찍은 응답자는 35.9%였다. '월 200만~300만원 미만'에서도 윤 당선인(57.2%)을 선택한 응답자가 이 전 후보(38.3%)에 비해 훨씬 많았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 계층에선 이 전 후보(54.5%)가, '블루칼라'에선 윤 당선인(53.9%)이 각각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학력별로 살펴보면 '고등학교 졸업 이하'인 경우 57.1%가 윤 당선인을 찍은 반면 이 전 후보를 선택한 비중은 39.8%였다. '대학교 재학 이상' 응답자 중 49.8%는 이 전 후보를, 46.0%는 윤 당선인을 선택했다.

[단독] 집토끼의 변심…생산직도 소년공 李 대신 보수대통령 택해

매일경제·동아시아연구원 20대 대통령선거 투표자 분석

양대노총 '진보 지지' 불구하고
생산직 노동자 54%는 尹 뽑아
노동계 내부서도 표심 갈려
선택이유 1순위는 부동산정책

尹 투표한 전업주부 57% 달해
李, 여성층 지지 文에 못미쳐
20대 대통령선거에서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절반 이상이 보수 성향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선에서 한국노총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책 협약을 맺었고 민주노총은 정의당·노동당·진보당을 지지했지만 정작 노동자 중에서는 윤 당선인을 뽑았다는 응답률이 더 높았다. 진보·개혁 정당이 노동자에게 외면을 받았고 양대 노총이 자부하는 조직력에 대한 재평가도 필요해 보인다. 전업주부 역시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윤 당선인을 선택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선 종료 후인 지난 10~15일 1104명을 대상으로 투표 결과를 비롯한 'EAI 대선 패널 2차 조사'를 진행했다. 직업군별로 보면 블루칼라에서는 53.9%가 윤 당선인을 뽑았다고 밝혔다. 반면 이 전 후보는 42.2%, 심상정 전 정의당 대선후보는 1.8%였다.

지난 1월 12~15일 실시한 '패널 1차 조사'는 4자 구도여서 이번 조사와 직접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1차 조사에서 블루칼라 지지율은 이 전 후보 40.0%, 윤 당선인 37.2%,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 10.7%, 심 전 후보가 2.5%였다. 이 전 후보가 1위였지만 진보(이재명+심상정)와 보수(윤석열+안철수)로 구분하면 두 달 전에도 블루칼라에서는 보수 우위 구도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민주당 계열 전·현직 대통령이 노동계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득표율을 올렸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에는 세대·소득·직업·지역을 불문하고 이번 대선이 '부동산 선거'로 치러진 영향도 있다. '지지 후보 결정 이유 1순위'를 묻는 질문에 블루칼라 중 30.7%가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 실패'를 꼽았다. 이는 자영업(33.1%) 화이트칼라(29.8%) 전업주부(36.8%) 학생(28.9%)군에서 지지 이유 1순위로 부동산 실패를 선택한 비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매일경제가 지난 19일 자체 분석한 기사에서는 서울 내 무주택 비율이 높은 관악구(64.5%) 중구(58.3%) 광진구(58.1%) 마포구(55.2%) 용산구(55.1%) 중 관악구를 제외하면 윤 당선인이 표를 더 얻었다는 점에서 부동산정책에 대한 분노는 특정 그룹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블루칼라 입장에서는 '검찰 엘리트 출신' 윤 당선인이나 '소년공 출신' 이 전 후보나 호감도·정책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후보를 결정한 두 번째 이유'로 블루칼라는 '대장동 특혜 의혹'(14.2%) '김혜경 씨 법인카드 논란'(10.8%)을 많이 선택했다. 모두 이 전 후보에게 악재다

또 '호감도(10점 만점)'에서도 블루칼라는 윤 당선인이 5.0점으로 가장 높고 이 전 후보는 4.3점, 심 전 후보와 안 전 후보는 각각 4.1점이다. 아울러 이 전 후보 스스로 과거 민주당 후보들과 달리 노동 이슈를 전면에 내걸지 않은 점도 이유로 보인다. 심 전 후보는 대선기간 양강 후보를 함께 겨냥해 "노동을 도외시한다"고 비판했다.

노동시장 내부가 양극화된 영향도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민주당에 우호적인 화이트칼라와 대기업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민주당 재선 의원은 "변화하는 노동 환경 속에서 양대 노총이 담지 못하는 범위가 상당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업주부들이 윤 당선인을 더 많이 지지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주부층에서 윤 당선인을 선택한 비중이 57.2%, 이 전 후보는 38.2%였다. 이 그룹에서 윤 당선인의 호감도는 5.4점인 데 반해 이 전 후보는 3.8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성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부층에 이 전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또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이 전 후보가 조카의 데이트폭력 살인사건을 변호한 사실이 자식을 키우는 40대 이상 여성에게 반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각 정당은 향후 '진보와 보수 이분법' 중심으로 선거전략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이 교수는 "유권자 지형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이번에 20대가 국민의힘을 지지했다고 해서 다음 선거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민주당은 우클릭, 국민의힘은 좌클릭해야 한다'는 단순 논리보다 사안에 따라 실용적인 판단을 하는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선택을 받아야 할지 다각도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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