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보다 尹 이마 빛나 당선 예감" 웃고 넘기기 어려운 윤비어천가

정철운 기자 2022. 3. 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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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다녀간 김치찌개집 르포부터 목욕탕 목격담, "디저트는 민트초코"까지
언론인권센터 "일부 언론의 부실보도 사례지만, 모든 언론인 부끄러워야"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매일경제 3월17일자 기사.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미담' 기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단연 돋보였던 기사들이 있다.

매일경제 3월17일자 르포 기사. <청와대 회동 무산된 날..윤석열, 번개로 찾은 김치찌개집 가보니, 가격이?>. 매일경제는 “돼지고기 전문점답게 질기지 않으면서도 두툼한 고기 맛이 일품이었다”, “윤 당선인이 왜 국자를 쥐려고 했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유는 맛이었다”, “밑반찬을 먹어보니 윤 당선인이 반찬 그릇을 싹 비운 이유도 알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3월18일자 기사. <尹, 이번엔 동네 목욕탕 목격담 “살 뽀얀 분이 탕으로…”>. 동아일보는 “17일 오전 윤 당선인은 자택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에 있는 대중목욕탕을 이용했다”면서 같은 아파트 주민 이아무개 변호사가 자신의 목욕탕에서 당선자를 봤다는 내용의 SNS 게시글을 그대로 옮겼다. 동아일보는 “당선인이 국민들과 소탈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대중목욕탕 목격담이 나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이보 3월19일자 기사.

조선일보 3월19일자 기사. <무채색 바지정장에 스카프가 돋보이는…그녀는 '재키 스타일'?>. 조선일보는 72년생 대통령 부인이 화제라며 김건희씨의 패션스타일을 분석했다. “김건희씨는 무채색 바지 정장을 즐겨 입는다”, “지난 4일 사전 투표 때는 검은색 코트와 검은 바지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었다.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 패션'”이라고 설명한 가운데 “김건희씨의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 부분은 스카프”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의 스카프 매는 방식을 두고 “매듭을 위로 묶어 예술가적 감성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경제 3월22일자 기사. <대식가 윤석열 '식사정치'…양념갈비 먹고, 디저트는 민트초코>. 아시아경제는 “당선인 최애 맛집이 서초동에 포진해있다”면서 “회식자리로 양념돼지갈비가 유명한 서초동의 'OOO'와 된장박이 삼겹살이 유명한 'OOO'을 자주 간다. 여의도에서는 해초 요리와 회 등이 나오는 'OOO'을 자주 간다”고 보도했다. “디저트로는 베스킨라빈스를 자주 이용하고 민트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선호하는 '민초단'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부제는 “지역 맛집 찾아…주변 상권 살리고 시민 소통”이었다.

▲3월22일자 이데일리 기사. 현재 기사 제목은 수정됐다.

이데일리 3월22일자 기사. <삼풍백화점 무너진 땅에서 대통령이...“尹 기운 받고 싶어요”>. 부제는 '삼풍백화점 누른 尹 당선, 호재 기대감'이었다. 비극적 사건을 부적절하게 인용했다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현재 기사 제목은 <대통령 나온 터...윤석열 사저 인근 부동산 '들썩'>으로 바뀌었고 삼풍백화점 대목은 모두 사라졌다. 이데일리는 “최근에 (윤석열) 당선인 집 매물로 나왔냐고 문의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확실히 '사는 곳이 기에 영향을 준다' 싶은 마음이 있나 봐요”라고 말한 부동산중개업자의 말을 기사의 첫 문장으로 담았다.

그리고 신동아 3월25일자 기사. <“李보다 尹 이마가 빛나 당선 예감”>. 신동아는 이미지 평론가 윤혜미씨 인터뷰을 통해 “성공하거나 잘나가는 기업인, 정치인은 이마에서 광채가 난다”고 보도했으며, 2월18일에 만난 윤씨가 “이재명 후보보다 윤석열 후보의 이마에서 강한 빛이 난다”는 이유를 들어 윤 후보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고, 예측이 적중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인의 이마가 팽팽하게 빛나는 건 부친의 영향인 것 같다”고 전했다. 윤씨는 인터뷰에서 2월 말 대선후보 2차 TV토론 시점을 언급하며 “그때부터 이재명 후보는 이마에 빛을 잃고 있었다”고 말했다.

▲3월25일자 신동아 기사.

지금이 대통령 당선인과 언론의 '허니문' 기간이라 하더라도, 이쯤 되면 마냥 웃고 넘기기가 어렵다. 언론인권센터는 25일 논평을 내고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당선인과 관련하여 무의미한 보도가 이어지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지금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선인을 둘러싼 가십 보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언론인권센터는 음식점 르포 등을 가리켜 “일부 언론의 부실한 보도 사례이지만, 모든 언론인들이 부끄럽게 느껴야 할 지점”이라면서 “당선인과 인수위에 대해 더욱 면밀하고 심층적인 취재를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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