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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사무총장 도전한 강경화 前 장관..56표 중 2표 얻어 낙선

박상용/곽용희 입력 2022. 03. 27. 07:03 수정 2022. 04. 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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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여성 최초 ILO 총장 바랐지만
강 전 장관, 노동 관련 경력 사실상 전무
"한국 노동 부문 외교력·경쟁력도 부족"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사진=연합뉴스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전체 56표 중 2표를 얻어 낙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24에 따르면 ILO는 지난 25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차기 사무총장 선거 2차 투표에서 토고 출신의 질베르 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총재가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ILO 사무총장 선거는 후보자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 전까지 가장 적은 득표를 한 후보자를 제외하면서 계속 투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강 전 장관은 예상대로 1차 투표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지만, 그다음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2차 투표 후보자는 4명으로 추려졌다. 웅보 총재와 강 전 장관, 뮤리엘 페니코(프랑스)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음툰지 무아바(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등이다. 웅보 총재는 56표 중 과반인 30표(약 53.5%)를 획득해 당선됐다. 이어 페니코 대사가 23표, 강 전 장관이 2표, 무아바 이사가 1표를 각각 득표했다.

당초 강 전 장관의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은 많았다. 투표권을 가진 국가 중 다수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결집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후보가 4명이나 남은 2차 투표에서 2표를 얻었다는 것은 아쉬운 성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 전 장관은 당선되면 여성·아시아인 최초의 ILO 사무총장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선거 기간 강 전 장관은 유엔에서의 오랜 근무 경력을 강점으로 앞세우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나에겐 유엔에서의 경력과 인적네트워크가 있다"며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인 평판 등이 ILO가 필요한 리더십과 부합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침 한국도 지난해 4월 ILO 기본협약 29호·87호·98호 비준서를 기탁하면서 강 전 장관의 출마도 힘을 받았다. 또 외교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도 구성돼 강 전 장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다만 강 전 장관은 국내 노동계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해 12월 강 전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관료는 총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며칠 뒤에는 카넬레네 파스키에(네덜란드) ILO 이사회 노동자그룹 의장과 샤란 버로우(호주) ITUC 사무총장에게 의견문을 보내 "강 전 장관을 지지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당시 민주노총은 위원장 구속 등의 문제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중이었다. 반면 한국노총 물류노동조합총연합회 등은 지난 2월 국제노총(ITUC)에 강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서한을 발송하면서 지원에 나섰다.

강 전 장관의 낙선 원인이 근본적으로는 경쟁력 부족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 전 장관의 경쟁 후보자들은 ILO 등 노동 관련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력이 있거나 최소한 자국의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반면 강 전 장관의 노동 관련 경력은 사실상 전무하다.

한국 노동 분야의 외교력이 부족했다는 분석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이 특별히 노동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큰 이슈를 겪거나 이바지할만한 상황이 있는 것도 아닌데, 노동계 관련 경험이 일천한 강 전 장관이 ILO 수장 자리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다만 강 전 장관 자체의 경쟁력 보다 한국의 노동 분야 외교력 문제의 경쟁력 부족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웅보 당선자는 103년 ILO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이 됐다. 웅보 당선자는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오는 10월 1일 5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박상용/곽용희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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