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박근혜와 달리 의상 사비로..개 사룟값도 대통령이 내"
[경향신문]
‘내역 공개’ 요구에 “궁금하다고 남의 옷장 열어보나”
청와대가 30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의상비에 특수활동비가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반박하며 “(청와대) 관저에서 키운 개 사룟값도 대통령이 직접 부담한다”고 밝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임기 초부터 그런(박근혜 정부 특활비 전용) 문제들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공유가 됐기 때문에 정부 비용으로는 옷값이라든지 사적 비용을 결제한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상납받은 특활비를 의상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탁 비서관은 “박 대통령 의상 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분노했다”며 “이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에 여사 의상 (구입)은 사비로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이 정부가 시작했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지난 5년 동안 김 여사 의상 구입에 쓰인 특활비는) 한푼도 없다”며 “개인이 개인 돈으로 옷을 사 입었는데, 대통령 부인이라는 위치 때문에 계속 해명을 해야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사비로 산 내역을 공개하라’는 청취자 요구에 “그러면 제가 궁금하다고 (청취자) 집에 가서 옷장을 그냥 열어봐도 되는 것이냐”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탁 비서관은 김 여사가 2018년 7월 문 대통령의 인도 순방을 앞두고 국내에서 인도 유학생 등과 인도 영화를 관람한 행사에서 착용한 동물 모양 브로치가 2억원대 명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국내 어떤 디자이너가 개인적으로 작업한 상품으로 안다”며 “이 분이 며칠 전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에) 가서 항의했는데 (기사에) 반영이 안 됐다고 무척 분해 하더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이 브로치가 ‘짝퉁’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 디자이너에게 상당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했다. 이 브로치는 김 여사가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청와대 특활비 사용 내역을 전부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 “특활비에 옷값이 포함돼 있지 않은데 특활비를 공개하면 옷값 문제가 털린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를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특활비 안에도 여러 항목들이 있고, 그 중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청와대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 심지어 국회조차도 특활비를 공개하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상의를 해서 ‘국민적으로 특활비 공개에 대한 요구가 높으니 모두 다 공개하자’고 법적 규정을 만들면 (청와대도 공개를)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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