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진 넷플릭스, 요즘 몰두하고 있는 두가지는[넥스트.찐]

정현진 2022. 3.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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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넷플릭스가 게임에 빠졌습니다. 1997년 비디오·DVD 대여사업에서 시작한 넷플릭스가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와 함께 게임이라는 사업을 키우고 있는 건데요. 지난해 11월 첫 모바일 비디오게임을 출시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10개가 넘는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반응은 글쎄요. 아직은 초기단계라 그런지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업체 사들이고 사람 모으고…사업 확장 '속도'

넷플릭스의 게임 사업 확장 의지는 대단합니다. 요즘 넷플릭스가 가장 몰두하고 있는 건 바로 게임 업체 인수입니다. 사업을 빠르게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직접 처음부터 만들어나가는 것보다 이미 사업을 일궈놓은 업체를 그대로 끌어안아 인력과 지적재산권(IP) 등을 흡수하는 것이 빠르죠. 자본력이 있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기존 성장 동력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가 다소 더딘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인 게임 사업을 빨리 확대하는 것이 시급한 겁니다.

넷플릭스가 인수한 나이트스쿨스튜디오, 넥스트게임스, 보스파이트엔터테인먼트 로고

넷플릭스는 최근 6개월 새 게임 업체만 3개를 인수했어요. 지난해 9월 게임 개발사인 나이트스쿨스튜디오를 인수했고 이달 초엔 넥스트게임스, 지난 24일에는 보스파이트엔터테인먼트를 사들였습니다. 사실 게임업계 최대 딜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딜 규모 자체는 작지만 알짜 회사들을 속속 사들이며 넷플릭스 만의 게임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거죠.

특징은 주로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만드는 업체라는 점인데요. 넷플릭스는 나이트스쿨 인수 당시 "게임 속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비전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해요.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직접 생산해내는 만큼 그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통해 게이머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풀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인력 확보 또한 넷플릭스가 공을 들이는 요소 중 하납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7월 마이크 버듀 전 페이스북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 부사장을 게임 개발 부사장으로 영입했습니다. 버듀 부사장은 미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 카밤 등에서도 일한 경험있는 게임 전문가에요. 뒤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모바일 게임사 스코플리의 게임 총괄이었던 아미르 라히미를 게임 스튜디오 부사장에 앉혔죠.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에서 11년간 있었던 로베르토 바레라를 게임 전략 담당으로 영입하게 됐습니다. 그야말로 게임 베테랑 모으기에 나선 것이죠.

여기에 인력 공고를 띄워 실무진들도 적극 채용 중입니다. 넷플릭스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모바일 비디오게임 뿐 아니라 콘솔, PC까지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만들겠다며 엔지니어부터 프로듀서, 디자이너, 스크립터, 애니메이터까지 확보하려 하고 있어요.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해 넷플릭스 정규직이 비디오게임과 같은 분야의 확장으로 인해 전년대비 20% 증가했다"면서 올해도 크게 인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트리밍은 촌스럽다?…MZ세대는 게임이 '대세'

넷플릭스가 이렇게까지 게임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3년 전인 2019년 1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한 발언, "넷플릭스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 경쟁하고 있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데요. 디즈니를 비롯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전 세계 이용자가 2억명이 넘는 3인칭 슈팅게임을 넷플릭스의 경쟁자로 꼽은 겁니다. 단순히 스트리밍 시장 내의 경쟁이 아니라 여가시간을 무엇으로 보낼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이용자의 발길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된다면 스트리밍을 위협하는 게임 산업을 견제하거나 직접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죠.

실제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는 것보다 게임을 하며 여가시간을 보내는 비중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브라질, 일본 등 5개국에서 조사된 내용을 보면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 소비자의 24%가 비디오게임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활동으로 꼽았습니다. 집에서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본다고 밝힌 비중은 16%로 뒤쳐졌죠. 50~70대의 경우 아직까지 40% 가량이 여가 시간에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TV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는 것으로 꼽은 것을 보면 세대간 격차가 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딜로이트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구독과 비용에 대해 더 민감해진 구독자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더 큰 압박을 받고 있으며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비디오게임과 함께 성장한 젊은 세대를 끌어들여야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를 맺는 하나의 수단이 된 게임의 성장을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어요. 딜로이트는 "게임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고 자율성과 승리의 기회를 제공하며 풍부한 경험을 공유하고 감정적 니즈도 받을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스트리밍 회원수 확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차에 게임으로 발을 넓히기 시작한 넷플릭스의 속사정, 이해되셨죠? 스트리밍 만으로는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고 판단한 넷플릭스, 전 세계적으로 자본이 몰리고 있는 게임 시장에서 사업을 어떻게, 어디까지 확장해 나갈 수 있을 지 주목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 [넥스트.찐]은 '비즈니스의 진짜 다음(next)을 내다본다'는 의미로 주요 기업의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사업과 스타트업 관련 해외 소식들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전면에 드러난 큰 이슈부터 숨어있는 작지만 중요한 이슈까지 속속 발굴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소식을 전달하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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