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이겨낸 '평화의 소녀상', 7년만에 일본 수도 섰다

임송수 입력 2022. 4. 2. 15:11 수정 2022. 4. 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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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우여곡절 끝에 일본 수도 도쿄에서 공식 전시됐다.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이 도쿄에서 열리는 것은 2015년 1월 이후 7년 3개월 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카모토 유카 실행위 공동대표는 "2015년 표현의 부자유전 때 도쿄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이후 게릴라식으로 전시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전시되는 것은 7년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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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도쿄도 구니타치시에 있는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개최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에서 시민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우여곡절 끝에 일본 수도 도쿄에서 공식 전시됐다.

‘표현의 부자유전·도쿄실행위원회’(이하 실행위)는 2일 도쿄도 구니타치시에 있는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표현의 부자유전 도쿄 2022’를 개최했다. 평화의 소녀상 등이 전시되는 ‘표현의 부자유전’이 도쿄에서 열리는 것은 2015년 1월 이후 7년 3개월 만이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에는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 ‘원근(遠近)을 껴안고’ 등이 전시된다. ‘원근을 껴안고’는 히로히토(1901∼1989) 일왕의 모습을 담은 실크스크린 작품이 불타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 작품이다. 그 외에도 ‘군마현 조선인 강제연행 추도비’ 등 한국 관련 작품들이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카모토 유카 실행위 공동대표는 “2015년 표현의 부자유전 때 도쿄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이후 게릴라식으로 전시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전시되는 것은 7년만”이라고 밝혔다. 실행위는 지난해 6월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민간 전시장에서 이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우익 단체의 방해와 협박으로 전시장 측이 장소 대여에 난색을 보이면서 불가피하게 전시를 연기해야 했다.

연기 후 10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전시회는 관련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협조 속에 공공시설에서 열렸다. 전시회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구니타치시와 전시시설 관리 측엔 100여건에 달하는 항의 전화와 메일이 빗발쳤다고 전해졌다.

이날도 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반대하는 우익 단체들은 전시장 주변에서 차량과 확성기 등을 동원해 소음을 내는 등 방해 시위를 벌였다. 일부 우익 인사들은 차량으로 전시장 주변을 돌다가 기습적으로 차량에서 내려 전시시설 진입을 시도했지만 전시장 주변에 배치돼 있던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표현의 부자유전은 평화의 소녀상과 히로히토 전 일왕을 조롱하는 작품이 전시된다는 이유로 일본 우익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2019년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선보였을 때는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가지고 전시장을 방문하겠다’는 팩스가 오는 등 협박과 항의가 이어지면서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됐다. 지난해 7월 나고야에서는 실제로 전시장에 폭죽이 배달되면서 시설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같은 달 소녀상이 전시될 예정이었던 오사카시의 시설에도 협박문과 함께 맹독성 신경물질인 ‘사린’라고 적힌 정체불명의 액체가 배달되기도 했다.

오카모토 공동대표는 “전시회가 협박으로 개최되지 못하면 일본의 민주주의와도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도 전시회를 계속 개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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