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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팬 난리칠땐 언제고".. 유니클로 'NO' 포켓몬빵 'OK?' [이슈+]

김건호 입력 2022. 04. 04. 22:02 수정 2022. 04. 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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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팬 난리 칠 땐 언제고, 포켓몬빵에 관대"
포켓몬빵 로열티, 포켓몬코리아에 지급
'노재팬이냐 아니냐' 두고 온라인상 '갑론을박'
지난달 11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포켓몬빵. 연합뉴스
“노재팬한다고 난리 칠 땐 언제고, 포켓몬빵에는 관대하네요.”

한 유튜버는 A씨는 “그동안 노재팬운동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한다고 난리 치더니”라며 “일관성이 없다. 포켓몬에는 상당히 관대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포켓몬빵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포켓몬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기업 포켓몬컴퍼니가 받아가는 로열티(수수료)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켓몬빵의 인기가 2019년 일본의 무역보복조치로 인해 촉발된 노재팬운동 종료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노재팬운동은 쇠퇴기임에도 온라인상에서는 포켓몬빵과 노재팬운동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91조 수익 올린 포켓몬IP, 포켓몬빵 로열티도 일본으로

4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포켓몬빵 재출시를 위해 국내 저작권을 가진 포켓몬코리아와 라이선스(사용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켓몬 스티커를 제품에 포함하는 대신 포켓몬빵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포켓몬코리아에 지불하는 구조다.

SPC삼립은 기밀이라는 이유로 현재 로열티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고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관례에 따라 보통 판매액의 10% 미만을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유통식품에 들어가는 IP 로열티는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포켓몬빵의 열풍이 장기화할수록 이런 로열티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7일 강원 춘천시 내 한 편의점 입구에 포켓몬빵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포켓몬은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저작권은 일본 기업 더 포켓몬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다. SPC삼립은 더 포켓몬 컴퍼니가 지분 100%를 보유한 포켓몬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포켓몬빵 판매금액 중 일정 금액을 로열티로 지급한다.

직원수 30여명의 포켓몬코리아의 2020년 매출은 121억6000만원이다. 특히 이번 포켓몬빵 출시로 산업재산권 중개 및 임대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포켓몬코리아의 올해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켓몬코리아의 핵심 상품이자 전부라고 할 수 있는 포켓몬스터는 ‘주머니 속의 괴물’이란 뜻으로 1995년 일본에서 게임으로 등장했다. 150개 몬스터를 보유한 마스터 트레이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으로, 전기(피카츄), 불(파이리), 물(꼬부기) 등 개성있는 포켓몬이 등장하고 포켓몬에게 애정을 쏟고 관계를 굳건하게 할수록 포켓몬이 진화한다는 내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스터의 원작은 닌텐도에서 만든 콘솔게임이지만 이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까지도 모바일게임 포켓몬고까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포켓몬 IP(지식재산권)는 지금까지 815억6100만달러(91조2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세계 최정상급  IP다. 스타워즈(67조1805억원)나 해리포터(64조 2000억원)와도 큰 격차를 보인다.
노재팬운동 슬로건. 온라인 캡처
◆사실상 사라진 노재팬 운동, 온라인에선 ‘갑론을박’

2019년부터 일본의 무역보복조치로 촉발된 노재팬 운동은 이번 포켓몬빵의 열띤 인기로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빠르게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른바 노재팬운동이라 불리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2019년 우리나라 대법원이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 배상 판결 및 기업의 자산 압류 및 매각을 결정하자, 그해 7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한민국에 대해 수출통제 조처를 하며 시작됐다. 국민들이 스스로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맞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이들은 각종 일본기업 목록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 운동으로 당시 백화점에 입점한 유니클로의 매출액이 17%p나 감소했고 카드 이용률이 직전 주 대비 26.2% 감소할 정도로 큰 반항이 있었다.

하지만 2020년을 지나면서 노재팬운동은 약화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반중, 혐중 여론이 매우 강해져 그 반작용으로 상대적으로 반일이 묻힌 영향 등으로 보인다. 운동이 시작된 지 긴 시간이 흐른 데다가, 현 정부가 일본과 친화 움직임을 보인 점, 새 정부가 한 발 더 일본에 가까이 다가가려 하는 점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연합뉴스
온라인상에서 일본산 제품의 대체재를 알려주는 등 노재팬운동을 주도한 노노재팬은 지난 3월11일 운영을 종료했다. 여기에 포켓몬빵의 인기가 더해지며, 사실상 일본기업과 관련한 노재팬 운동이 끝이 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노재팬 운동의 실효성과는 별개로 포켓몬빵을 구매를 놓고,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하기 때문에 포켓몬빵을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과 국내 기업이 판매하는 빵까지 노재팬운동을 적용하면 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인천 송도에 사는 강준석(37)씨는 “로열티 지급에까지 노재팬운동을 적용한다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휴대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도 일본산으로 보고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며 “너무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이민석(38)씨는 “포켓몬빵을 구매하는 이유가 대부분 포켓몬 띠부씰 때문이고 사실상 포켓몬을 관리하는 일본기업에 일정 부분 수익이 지급된다면 일본기업의 물품을 사는 것과 진배없다”고 지적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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