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부담 못참겠다"..배달앱 이용자 3개월간 107만명 줄어

이상현 2022. 4. 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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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주문 나서는 소비자 "배달 없어도 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배달비가 5000원이면 좀 과하죠. 치킨값이 2만원인데."

두 자녀를 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려다가 결제 단계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치킨이 먹고 싶다는 자녀들의 요구에도 결제 금액을 보니 선뜻 주문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A씨는 "초등학생, 중학생 한창 잘 먹을 나이다. 아이들과 집사람까지 네 명이 치킨 한 마리로 먹으려면 부족하다"며 "음식이야 비싸도 더 주문하는 게 맞지만, 치킨값에 이어 배달비까지 자꾸 오르니 마음이 편치 않다"라고 토로했다.

소비자물가 인상과 배달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탈배달앱'에 나서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음식배달 시장이지만,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개를 이용한 소비자 수는 안드로이드 기준 2420만3452명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2527만3296명보다 107만명(4.2%)가량 감소했다.

앱별로는 배달의민족 이용자가 2만9454명 늘어났고,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이용자 수가 17만2156명, 92만7142명 각각 감소했다. 여기에 아이폰 등 ios 이용 소비자 수를 더하면 전체 낙폭은 107만명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3개월여 만에 월간 앱 이용자 수가 100만명 넘게 감소한 건 배달앱들이 올해 초부터 가맹점 수수료 개편, 프로모션 종료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팡이츠는 지난 2월부터, 배달의민족은 지난달부터 단건 배달 요금제 개선에 착수한 바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배달앱 3사와 외식업계는 이와 관련, 올해 초부터 주요 메뉴 할인, 쿠폰 제공 등 각종 프로모션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할인을 받아도 배달비 도입 전보다는 최종 결제 금액이 비싸다는 것이다.

일례로 교촌치킨은 매달 16일께 치킨류 모든 메뉴를 2000원 할인해주는 '교촌 수(水)퍼데이' 행사를 진행하지만, 결제 단계에서 배달비 3000원이 더해진다.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결제하는 금액은 '할인되지 않은 치킨값+1000원'이 되는 것이다.

30대 소비자 B씨는 "음식값의 10~50%가량을 배달비로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아 매장을 방문해 포장해오는 식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작년에도 (배달비가)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와닿는 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부연했다.

20대 대학생 C씨는 "단건 배달이 비싸졌다고 들었는데 가격이 오르기 전에도 비싸 이용하지 않았다"며 "차라리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배달비를 적게 내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 4일 발표한 조사내용에 따르면 소비자의 76.3%는 배달비가 저렴한 옵션을, 11.6%는 빨리 배달되는 옵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배달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의미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올해 1월 실시한 '배송·배달 서비스 관련 국민인식조사'에서도 소비자 2000명 중 53%가 '(현행 배달비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소비자들의 외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탈배달앱'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배달주문을 끊고 포장주문만 하고 있다는 30대 소비자 D씨는 "음식을 아예 안 사 먹기는 어렵지만, 배달앱은 없이 살 수 있다"며 "되도록 포장주문만 고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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