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NEWS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는 청와대 개방을 놓고 주연(主演) 경쟁을 벌입니다.
청와대는 내일부터 출입이 제한됐던 청와대 건물 뒤편 '북악산 남측면'도 일반 시민에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2020년 11월 '북악산 북측면'에 대한 출입통제를 해제한 데 이어 1년6개월 만입니다. 이로써 지난 1968년 북한 무장간첩들이 청와대 기습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에 경호상 통제가 필요한 일부 지역을 제외한 북악산 거의 전 지역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청와대는 북악산 개방 결정에 대해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후보 당시 북악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약했다. 이번 개방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타이밍이 묘합니다. 청와대 뒷편 북악산이 개방되는 6일에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예비비 의결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가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습니다. 북악산은 오전 9시부터 개방되고요.
청와대 개방은 정말 문 대통령의 역린인 걸까요. 지난 달 20일 윤 당선인은 청와대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지만 이행되지 못했던' 청와대 이전을 한다고 강조한 바 있었죠. 그러자 문 대통령은 다음 날인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하고는 안보공백을 이유로 들며 "취임 전 대통령집무실 이전은 무리"라며 한 차례 제동을 걸었고요.
이번 청와대의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월10일 청와대 개방을 추진하는 계획에 맞서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오랜 공약이었던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 전면개방으로 맞불을 놓은 셈입니다.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주연 경쟁을 한 번 해보자고 한 것이죠.
청와대는 "접근이 제한되던 청와대 인근 지역의 공간들이 국민들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가게 됐다"고 밝혔는데, 윤 당선인이 용산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했던 발언과 상당부분 유사합니다. 바로 아래 윤 당선인의 발언이 있으니 한 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하여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윤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 및 집무실 이전 계획에는 사실상 반대해왔으면서 문 대통령 임기를 한 달 정도 앞두고 굳이 북악산을 전면 개방했다고 홍보하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그래도 시간 날 때 북악산은 한 번 다녀와 보세요. 북악산에서 광화문 전경을 내려다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만 같답니다. 서울 시내에서 이만한 산책길도 또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