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尹에 "여가부 폐지마세요..소원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5일 공개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 “소원입니다. 여가부 폐지는 하지 마세요. 안 됩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가부 폐지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공약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여가부 폐지를 공식화했다.
1944년 16살 어린 나이에 대만으로 끌려갔던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노력해 준 유일한 곳이 여가부라며, 여가부를 절대 폐지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올키(옳게) 대우해 준 게 여가부였다”며 “서러움을 많이 당했는데 지원을 못 받거나 어려운 부분을 여가부가 나서서 찾아줬고 말 한마디도 따뜻했다. 하늘나라에 먼저 간 할머니들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이런 생각을 편지로 쓸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구에 머무르고 있는 이 할머니는 코로나19로 인해 윤 당선인을 직접 만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한다. 할머니는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마음이 어느 때보다 급하다”고 털어놨다.
이 할머니는 지난 2월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을 때도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여성가족부 폐지하는 거 하지 마세요. 그거 없었으면 우리 죽었다”라고 직접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때 이 대표는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부처를 둬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노동과 인권에 대한 부처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어서 꼭 여성가족부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강화하겠다”라고 답했다.
김현정 배상과 교육을 위한위안부행동 대표는 “여가부가 사라지고 기능이 흩어지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응도 일관성 없이 흘러갈 것”이라며 여가부 같은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요한 일본에 대응하려면 전담 부처에서 여성 인권 문제와 함께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전문적인 인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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