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폰'은 옛말.. 中고급폰 삼성전자 꺾었다

이벌찬 기자 2022. 4. 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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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힌지 기술, 가격이란 3종의 무기로 프리미엄 스마트폰(400달러 초과)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베낀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단시간 내 기술력을 높여 무시 못 할 경쟁 상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 4총사인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의 점유율 합계는 18%로 삼성전자(17%)를 넘어섰다.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은 화웨이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는데도 샤오미·오포·비보가 각각 1~2%포인트씩 점유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똑똑해지는 中 스마트폰 두뇌… 화웨이·샤오미 등 점유율 18%, 삼성전자 고급폰 추월

최근 중국 스마트폰의 두뇌(AP)는 눈에 띄게 똑똑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달 31일 스마트폰 성능 측정 사이트인 긱벤치는 중국 샤오미·오포·비보·리얼미의 전략 스마트폰에 탑재된 대만 미디어텍 AP(디멘시티9000)의 성능이 퀄컴·삼성의 AP를 상회한다는 측정 결과를 내놨다. 샤오미의 전략 스마트폰 ‘레드미K50 프로’에 탑재된 미디어텍 AP는 퀄컴의 대표 AP인 스냅드래곤8 1세대(Gen1)보다 점수가 높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올해 하반기 생산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FE(팬에디션)’와 ‘갤럭시S23(가칭)’에 미디어텍 AP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은 그간 중저가 모델인 A 시리즈 등 일부 모델에 미디어텍 AP를 탑재해왔는데, 고가 제품인 S시리즈까지 이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그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자사와 퀄컴이 만든 AP만을 사용하며 중국 스마트폰들과 차별화 전략을 펴왔는데, 조금씩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물방울 힌지 기술로 업그레이드

중국 제조사들은 차세대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경쟁에서도 새로운 ‘힌지’ 기술을 내세워 삼성을 추격하고 있다. 힌지는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두 패널을 연결할 때 경첩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지난해 말 출시된 오포 파인드 N을 비롯해 화웨이 메이트X2, 아너 매직 브이(V) 등은 디스플레이가 접힐 때 물방울 모양으로 완만하게 구부러지도록 만든 차세대 힌지 기술을 일제히 채택했다. 비보는 첫 폴더블폰인 X폴드를 11일 발표하는데 힌지 비용만 1200위안(약 23만원)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지난달 말 삼성 미국 공식 트위터 계정은 오포 파인드N 영상에 “매우 놀랍다(Pretty ah-mazing!)”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접는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3일 중국의 IT 전문 매체 IT즈자는 샤오미의 폴더블폰 신제품 ‘믹스 폴드 2′가 360도 폴딩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은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에 전작과 비슷한 유(U) 자형 힌지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고가 부품인 힌지 수를 기존 2개에서 1개로 줄여, 그간 단점으로 꼽혔던 제품 무게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가격은 삼성폰의 절반 수준

중국 스마트폰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프리미엄 모델의 가격을 삼성 대비 30~50% 저렴하게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출시한 샤오미 레드미 K50 프로 시리즈는 저장 용량 256GB(기가바이트) 버전의 가격이 3599위안(약 68만원)으로, 같은 사양의 삼성 S22 울트라(145만2000원)보다 53% 저렴하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지난 2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애플을 기준으로 삼아 3년 후 중국에서 가장 큰 고급 스마트폰 브랜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율이 13%로, 전년(7%)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기존 중국의 강자였던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피해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분리 매각하면서 점유율이 줄었지만, 대신 아너가 프리미엄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포와 비보 또한 지난해 프리미엄 부문에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각각 116%, 103% 성장했다.

☞힌지 기술

폴더블폰에서 접히는 부분의 힌지(경첩)를 개량해 주름을 최소화하는 기술. 삼성전자는 유(U)자로 접히는 힌지 기술을 선택했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접히는 부분을 물방울처럼 동그란 모양으로 구부려주는 힌지를 적용해 주름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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