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프랑스 순방때 샤넬 옷, 인천공항 전시된 옷과 전혀 다른 옷

최훈민 기자 2022. 4. 6.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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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입은 후 반납해 기증"
샤넬 "순방 3년 지난 작년에 한국이 요청해 다시 만들어줘"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0월 프랑스 순방에서 입었던 샤넬 재킷에 대해 청와대는 ‘입은 뒤 반납해 최종적으론 국내 박물관에 기증·전시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여사가 입었던 옷과 박물관에 전시된 옷은 ‘서로 다른 옷’이었던 것으로 5일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샤넬이 순방 3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한국 측으로부터 ‘기증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 다시 만들어 기증했던 것이다.

논란의 재킷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가 한글을 수놓은 원단을 이용해 직접 제작한 옷으로, 김 여사가 파리에서 프랑스 영부인과 만날 때 입어 화제가 됐었다.

그로부터 3년여가 흐른 올해 3월, 김 여사의 의류·장신구 구매 자금 출처 논란이 불거졌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방송에 출연, 샤넬 재킷에 대해 “옷을 빌려 입고 다시 샤넬에 돌려줬더니 (샤넬 측에서) ‘한글로 디자인돼 의미가 크니 한국에 기증하겠다’고 해 우리나라로 기증됐고, 그게 지금 인천공항에 아마 전시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김 여사가 실제 입었던 옷이 그대로 전시됐고, 기증도 ‘샤넬의 자발적 의사’였다는 얘기였다.

취재 결과는 달랐다. 우선 두 옷의 허리, 어깨 등 각 부위에 새겨진 한글 패턴이 서로 달랐다. 샤넬코리아는 “전시용으로 보낸 것은 김 여사가 입었던 옷이 아니라 나중에 한국 요청이 와서 ‘다시 제작한 옷’”이라고 했다. 두 옷은 다른 옷이고, 기증도 샤넬의 자발적 의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018년 샤넬 옷 대여에 관여했던 청와대 인사가 작년 5월쯤 샤넬 담당자 연락처를 주면서 ‘샤넬을 박물관과 연결해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선 2018년 청와대는 시민단체 ‘한국납세자연맹’으로부터 김 여사 옷값 출처와 특활비 사용 내역 등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당했고, 1심 법원은 올해 2월 시민단체 손을 들어줬다. 재킷 기증이 이뤄진 시기는 소송이 그러한 결말로 향해 가던 때였다.

본지는 샤넬과 청와대에 ‘이미 반납한 옷을 기증하는데, 왜 다시 만들어야 했는지’ 등을 물으려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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