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급식 대란..학교 4곳 중 1곳은 근무자 절반 확진

최유경 2022. 4. 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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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르렀던 3월, 학교 급식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서울지부가, 서울 시내 900여 개 공립 학교 가운데 459개교의 3월 한 달간 급식제공 현황을 조사해 오늘(7일) 발표했습니다.

확진자가 있더라도 대체 인력 없이 급식을 제공한 학교는 전체의 33.3%로, 3곳 중 1곳꼴로 나타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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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르렀던 3월, 학교 급식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비좁은 급식실 특성상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인력난이 아주 심각했는데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서울지부가, 서울 시내 900여 개 공립 학교 가운데 459개교의 3월 한 달간 급식제공 현황을 조사해 오늘(7일) 발표했습니다.

■ 4곳 중 1곳은 근무자 절반 확진…"순차 감염에 격무 시달려"

조사 결과, 근무자 절반 이상이 확진된 학교가 459곳 중 129곳으로 28%에 달했고, 전원이 코로나19에 걸린 학교도 4%로 집계됐습니다.

확진자가 있더라도 대체 인력 없이 급식을 제공한 학교는 전체의 33.3%로, 3곳 중 1곳꼴로 나타났는데요. 보름 넘게 대체 인력 없이 근무한 학교도 3곳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체인력 없이 급식을 제공한 153곳 중 73%는 대체식이 아닌 정상 급식을 운영했습니다.

학비노조는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대체인력이 없어도 급식을 정상으로 강행하고 있는 현실이 조사에서 확인됐다"며 "코로나 특성에 따른 순차적 감염으로 감염자와 비감염자 모두 최소 2주 이상 고강도 노동강도를 경험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 "집단감염 급식실에 대체인력이 오나요?"…구인난 심각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곽 모 씨는 최근 심각한 격무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곽 씨가 일하는 학교는 식수 인원이 1,6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학교인데요. 모두 10명의 조리 종사자 가운데 7명이 확진됐다고 합니다. 순차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다 보니, 힘든 시기는 거의 한 달여 동안 이어졌습니다.

곽 씨는 "10명 가운데 3명은 신규 조리실무사, 2명은 기간제 근로자여서 사실상 수습 기간인 상황이었다"며 "학교에서 대체인력을 조리사에게 직접 구하라고 해서, 일이 끝나면 지인들에게 전화하기 일쑤였다"고 토로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데다 식수 인원이 많은 학교인 만큼 대체인력 구하기는 더 힘들었고, 여기에 영양사까지 병가를 내며 상황은 더 나빠졌다고 말했습니다.

곽 씨는 "조금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만 하고 있다"며 "빨리 대체인력이 수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대체인력을 구하기 힘든 건 곽 씨 학교뿐만이 아닙니다. 학생 수가 1,500명에 이르는 서울 보라매초등학교 역시, 2주 동안 조리 종사자 10명이 전원 확진됐는데요.

김갑철 보라매초 교장은 "여기저기 대체인력 공고를 내고 알아봤지만 뽑을 수가 없었다"며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을 알고 근무자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간 빵과 떡, 주스, 견과류로 구성된 '대체식'을 제공했지만, 사실상 간식 수준에 불과했다고도 전했습니다.

대체인력이 구해지더라도, 당장 업무에 익숙지 않은 만큼 곧바로 1명 만큼의 역할을 하기엔 미흡한 경우가 많습니다.

학비노조는 "지난 5일 서울시교육청 1천 명 이상 대체인력 풀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심각한 노동강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3월 초, 서울 보라매초등학교에서 대체급식을 나눠주는 모습.


■ "조리사 확진 비율에 따른 급식 제공 기준 만들어야"

학비노조는 교육청 차원에서 조리 종사원의 확진 비율에 따른 급식 제공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숙련되지 않은 대체인력만으로는 노동 강도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학비노조는 " 학교에서는 대체인력이 없더라도 대체식보다는 정상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 최소한 급식제공 기준을 지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문사진: 안수민 /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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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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