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李 지키기?..민생은 어디 가고 '검수완박'만 남은 민주당

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2022. 4. 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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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민주당, 5월 새정부 출범 앞두고 검찰개혁 카드 다시 꺼내 들어
윤호중 "필리버스터도 끝낼 수 있어"…검찰개혁 통과 자신
하지만 민생과 다소 거리감 있는 검찰개혁에 피로감 호소
당내서도 강성 지지자들 의식해 동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
무리한 개혁 배경에 '문재인·이재명 지키기' 의도 숨어있다는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다시금 검찰개혁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대선 패배로 부동산 민심 이반 등을 확인한 민주당이 여전히 민생은 뒷전이고 강성 지지자들만 의식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당원 '의총 5적' 문자폭탄에 '검수완박' 재시동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 완전 박탈)'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일 정책의원총회 이후 각종 간담회를 거쳐 오는 12일 다시 의총을 열고 당론을 정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도 연일 회의에서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당 전체 일정이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제는 거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당의 한 의원은 "180석 의석으로 검찰개혁 하나 통과 못 시켰냐는 강성 지지자들의 눈초리를 외면하기 힘들다. 이제는 5월 새 정부 출범 전까지 반드시 검찰개혁을 통과시켜야만 하는, 의원들도 말 그대로 코너에 몰린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전국위원회 위원장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6.1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실제 강성 지지자들은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며 검수완박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모든 의원실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 검찰개혁에 대한 찬반 입장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지지자들은 4월 내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6월 지방선거를 보이콧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 5일 의총에서 '검찰개혁 반대' 발언을 한 의원들 몇몇은 '의총 5적'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親李 지도부'도 개혁에 완강…당내 반대 쉽지 않아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타이밍이 잘못됐다는 게 다수의 지적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쇄신과 반성으로도 부족한 시간에 민생과는 다소 거리감 있는 검찰개혁 카드를 다시 꺼내들어 민주당 전체가 매몰됐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검찰개혁 완수를 강조한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통과를 확신했다.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토론 종결 신청을 하면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처럼 강성 지지자들을 비롯해 친이재명계로 이뤄진 당 지도부까지 검찰개혁에 완강하다보니 당내 일반 의원들도 개혁 목소리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당의 한 의원은 "검찰개혁을 지금 하는 게 말이 되냐는 입장도 내부적으로 꽤 있다"면서도 "강성 지지자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끼리 모인 의원총회에서도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文·李 수사 의식?…"당 이끌 어른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 황진환 기자
일각에서는 당이 무리하게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검찰 수사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현 정권에 대한 적폐 수사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원전의 경제성 판단 문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등에 청와대와 정권 실세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이재명 고문 역시 대장동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현재 민주당이 외치는 검찰개혁은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당의 주요 주주를 보호하는 차원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 내에서 강성 지지자들의 반대를 쳐내고 교통정리를 해줄 수 있는 '어른'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쉬운 상황"이라며 "최근 친문(親문재인)에서 친명(親이재명)으로 당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진들의 역할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민주당에 남은 시간은 한 달이다. 다음달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검찰 출신인 윤 당선인이 검찰개혁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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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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