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임대차3법 폐지·250만호 공약..尹규제완화·공급확대 가속 전망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깜짝 발탁되면서 원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원 후보자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 내놓은 부동산 공약을 살펴보면, 규제완화와 공급확대 기조가 뚜렷하다. 이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의 공약이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원 후보자는 먼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도심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과 연한을 폐지하는 부동산 공급 확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재건축 규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현 정부 들어 안전진단 기준이 변경된 후 안전진단 탈락률이 16배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재건축을 막고 있는 주범인 안전진단 기준과 최소 30년으로 설정된 재건축 연한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원 후보자는 "더 쾌적하고 편리한 주택을 위해 소유주들이 뜻을 모아 재건축하겠다는데, 아파트가 무너질 위험이 없다고 정부가 막을 권리는 없다. 재산권 침해"라며 폐지 공약이 실현될 경우 수도권에 30만 호 이상 공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개발 노후도 기준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쪽방촌 근처에 신축 빌라 몇 개만 있어도 노후도 기준에 미달해 탈락한다"며 "까다로운 노후도 기준 때문에 재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앙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제공하겠다"며 지역에 따라 실버세대·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맞춤 개발형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29일 기자회견에서는 대선 1호 공약으로 신혼부부의 첫 내 집 마련 비용의 50%를 국가가 투자해주는 '반반 주택'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주택 구매 비용의 반값을 부담해주고 지분도 공동보유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넓혀서 이사하는 경우 양도세를 유예하고,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도 폐지하겠다고도 공약했다.
현 정부의 3기 신도시 등 공급확대 정책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과감한 공급확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원 후보자는 지난해 9월 1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는 '내 집이 있는 삶'을 보장하기 위해 전국에 최대 2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을 제한하고 있는 안전진단 기준과 최소 30년으로 설정된 재건축 연한을 폐지하고, 재개발을 막는 노후도 기준을 없애 전국적으로 100만호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3기 신도시 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해 공공택지 125만호를 공급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지방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신규택지를 발굴해 25만호를 마련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그는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 답은 정상적인 금융과 세제 하에서 충분하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곳에 살고 싶은 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자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 당선인과 맞붙었으나 이후 대선후보 캠프에서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아 대선 정책 공약 전반을 총괄했다. 이를 바탕으로 윤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완화·공급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 위원장은 대선과정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장동 의혹 제기를 주도하며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임하기도 했다.
원 후보자는 이날 지명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국토부 장관 후보로서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꿈을 잃은 젊은 세대의 미래에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고통과 눈높이를 국토, 부동산, 교통 분야에서의 전문가들과 잘 접맥시켜서 국민과 함께 국민 전체, 국민의 꿈을 실현시키고 고통을 더는 데 정무적 중심, 종합적 역할을 하란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각 분야에 있어서 심층적 전문성에 대해선 잘 망라하고 서로 조화될 수 있도록 구성해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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