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LED 진격에 화들짝 놀란 삼성D・엘지D.."더 싸게, 더 많이 만든다"

윤진우 기자 2022. 4.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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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크기 8세대로 바꾸면..생산 2배 늘고 가격 30% 하락
삼성D・엘지D, 올해 말 투자 집행할 듯
2025년이면 양산 가능 전망
발빠른 中, 2024년말 양산 목표로 투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는 노트북용 OLED 패널을 사용한 시제품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대대적인 투자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대응해 삼성디스플레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도 생산효율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큰 패널 투자에 나선다. 이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에 사용하는 8세대(2200㎜×2500㎜) OLED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중소형 OLED 패널 원장의 크기가 6세대(1500㎜×1850㎜)에서 8세대로 커지면 생산량은 2배 늘어나고, 가격은 더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4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8세대 OLED 투자를 위한 기술 평가와 투자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4조원을 들여 8세대 OLED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넘어 노트북, 태블릿PC 등으로 OLED 패널이 확대 적용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비슷하게 8세대 전환을 장기 목표로 두고 투자 시점과 규모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다만 중소형 OLED 시장이 스마트폰 외에는 본격화하지 않은 탓에 전환 준비를 완료한 뒤, 시장 상황을 보고 투자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1월 열린 CES 2022에서 안쪽으로 두 번 접히는 멀티 폴더블(접히는) OLED 디스플레이 '플렉스 G'를 전시한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CSOT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소형 OLED 패널 원장을 6세대 크기로 만든다. 중소형 OLED가 주로 장착되는 스마트폰의 크기가 7인치 내외로 크지 않아서다. 그러나 OLED가 화면 면적이 큰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패널 한 장에서 만들 수 있는 생산 수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이에 패널 크기를 8세대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었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OLED 패널 원장이 8세대 크기로 커지면 생산 수량은 6세대보다 2배 늘고, 가격은 장기적으로 20~30%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OLED 전환 투자 시점을 올 연말로 잡고 있다. 이는 애플의 OLED 아이패드 출시 일정에 맞춘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OLED를 채용한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오는 2024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기존 6세대 패널 생산라인에서 우선적으로 아이패드용 OLED를 만들고, 2025년부터는 8세대 크기로 만든 패널을 애플 측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생산라인 확대는 통상 2년여가 걸리기 때문에 올해 말에는 투자가 이뤄져야 양산 시점을 맞출 수 있다.

중국 BOE도 쓰촨성 청두 B16 공장에 8세대 OLED 생산라인 구축을 계획 중이다. 생산량 전망치는 원장 기준 월 1만5000장이다.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보다 1년 앞선 2024년말을 양산 시기로 본다. 중소형 OLED 생산량을 선제적으로 늘려 애플 공급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를 탑재한 레노버 X1 폴드 모습. /레노버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BOE가 8세대 전환에 투자하는 등 중소형 OLED 패널 경쟁을 벌이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업계 1위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77%에서 2023년 6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 점유율은 올해 15%에서 27%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을 중국이 가져가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추격을 뿌리치려면 결국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소비전력을 낮추고 높은 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프레임의 개수)을 구현할 수 있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이나 적색(R)과 녹색(G), 청색(B) 소자로 구성된 OLED 발광층을 기존 한 겹에서 두 겹으로 늘려 밝기를 높이는 투 스택(Two Stack)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노트북과 태플릿에 중소형 OLED 패널이 적극 탑재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OLED 진격이 거세지고 있다”라며 “기술력 차이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만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에 따라 사업 경쟁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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