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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尹 방일 타진"..벌써부터 새 정부에 '기선제압 언플'하나

박현주 입력 2022. 04. 14. 11:51 수정 2022. 04. 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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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이 윤석열 당선인 측의 방일 가능성을 꾸준히 띄우고 있다. '과거사 문제의 해법을 한국이 먼저 갖고 오라'는 기존 논리를 차기 정부에도 대입하며 미묘하게 기선 제압을 하려 든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통화하는 모습. 국민의힘. 연합뉴스.


美 끼고 尹 간 보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간 안보 협의체) 참가국 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윤 당선인이 다음 달 말 쿼드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했다"며 "윤 당선인의 방일에 맞춘 한ㆍ미, 한ㆍ일, 한ㆍ미ㆍ일 정상회담도 검토된다"고 보도했다. 쿼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언급한 점이나 한·미·일 협의체를 거론한 것은 윤 당선인이 한ㆍ미 동맹 복원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이용, 미국을 끼고 윤 당선인의 방일 의지를 부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또 "한국 측이 일정 수준 양보하는 것이 정상 회담의 전제라는 의견이 일본 측에서 나온다"고도 전했다. 일본은 그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이나 문재인 정부의 위안부 합의 무력화 등에 대해 한국이 과거사 문제에서 약속을 어긴 것으로 몰아가며 '한국이 먼저 해결책을 들고 와야 한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 왔다. 일본이 이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일종의 '새 정부 간 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보도에 대해 배현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전혀 논의된 바 없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라며 "일본 언론 측 보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방한하면 굳이?


외교적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온 인수위가 이처럼 딱 잘라 선을 그은 것은 대일 외교가 갖는 국내적 민감성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무리 한ㆍ미 동맹 복원과 한ㆍ미ㆍ일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해도 한·일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순방지로 일본을 찾는 건 부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과거사 피해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한ㆍ일 관계 개선에 대한 국내적 지지와 공감대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위안부 및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국내 조율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 당선인 본인 혹은 특사단의 방일이 이뤄질 경우 본질적 해결 없이 잡음만 생길 수 있다"며 "무엇보다 윤 당선인이 과거사 문제의 피해자들을 먼저 만나고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다음 달 말 예정된 방일을 계기로 한국도 함께 들르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으며,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할 가능성도 크다. 이럴 경우 한국 대통령이 굳이 일본에 가서 미국 및 일본과 정상회담을 할 유인은 크지 않다.

다만 이와 관련,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을 전후로 한국을 찾을 가능성에 대해 공유할 내용이 있는지 묻자 "아직은 별로 없다"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와 만난 모습. 인수위 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손뼉도 마주쳐야…'실질적 해결' 핵심


이처럼 대선 직후부터 일본 언론들이 윤 당선인의 대일 외교 행보와 관련해 특유의 한 두 발씩 앞서 나가는 듯한 보도를 계속 이어가는 것도 주의할 대목이다.

지난달 29일 아사히 신문은 "윤 당선인이 취임식 전후로 일본에 정책협의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윤 당선인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통화,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 대사와 면담에서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윤 당선인 취임식 축하 사절로 일본 고위 당국자의 한국 파견을 검토한다는 일본 측 입장이나 언론 보도는 나온 적 없다.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의 취임식 참석은 사실상 쉽지 않을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처럼 차기 정부의 첫 한ㆍ일 정상회담 및 외교 사절 파견을 둘러싸고 벌써 양국 간 미묘한 줄다리기가 시작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관건은 '그림 만들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양국 관계를 반전시킬 실질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설사 윤 당선인이 미국에 이어 일본에도 특사단을 보내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하더라도 일본의 호응이 전제되지 않는 한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핵심은 차분하게 한ㆍ일 관계와 관련한 본질적 해법을 찾는 것으로, 취임 직후부터 실질적 관계 개선으로 달려나갈 수 있는 기초 작업이 중요하다"며 "정책협의단(특사단) 파견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생긴 관행인데 적절성 문제가 계속 지적돼온 게 사실이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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