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나홀로 검수완박'..국힘·정의당, '반대' 한목소리

김희정 2022. 4. 14. 15: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계획..정의당이 캐스팅보터
민주당, 필리버스터 저지 위해 '살라미 전술'도 염두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당론 결정과 입법 강행 움직임에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한목소리로 '반대'를 외치며 총공세를 이어간다. 국민의힘은 정의당과 연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입법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정의당은 필리버스터 동참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은 일단 '필리버스터 무력화'를 위해 정의당을 설득한 뒤, 여의치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중단할 수 있는 국회법 조항을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독불장군과 같은 입법 강행이 여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민주당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검수완박 민주당, 6·1 지방선거 박살날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검수완박 강행에 대해 "구호밖에 없는 입법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그 결과는 '지민완박'(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완전 박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수완박이라는 민주당의 입법시도에 대해 당 차원에서 강력 규탄한다"며 "민주당이 지금까지 우리당을 무시하고 처리한 입법 중 국민 삶에 도움이 되거나 본인들에게 정치적인 이득이 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국민들은 대장동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문재인 정권 하에서 있었던 비리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의구심을 갖는다"며 "민주당 자체가 검수완박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지 않나. 민주당은 이해충돌로 의심받지 않으려면 무리한 입법 추진을 당장 거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검수완박의 목적은 분명하다"며 "지난 5년 동안 쌓아 올린 민주당의 권력형 범죄를 은폐하려는 시도다. 범죄사실을 틀어막기 위해 수사 자체를 원천봉쇄하려는 것으로 증거인멸을 넘어 수사 인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무제한 TV토론을 공개 제안하며 "장소와 시간, 형식을 가리지 않고 당당히 국민 앞에서 시비를 가려보자"며 "정말 자신 있다면 토론에 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尹정부 출범 전 빨리'...민주당 '4월 국회' 처리 강행 방침

민주당은 오는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시작하기 전, 4월 국회에서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강력 저지하겠다고 예고했다.


국회법상 재적의원 5분의 3이상(180석) 찬성을 얻으면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172석의 민주당은 정의당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의당은 이날 민주당에 검수완박 4월 임시국회 처리를 유보해달라고 공개 요구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검찰개혁이 강대강 진영대결로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4월 임시국회 강행처리를 유보해달라"면서 "검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한 국회 논의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일단 정의당은 필리버스터에 대한 입장은 유보한 상황이다. 다만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대표단 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필리버스터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필리버스터에 관련해서는 현재 법안이 상정된 단계도 아니고 법안처리 단계도 아니라 실제 법안이 발의되고 법안 처리 절차에 돌입하면 그와 관련해서는 오늘 정의당 입장을 말한 내용을 포함해 추진되는 진행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권성동, 정의당에 연대 제안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의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취임인사 차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를 찾아 "취임하자마자 민주당에서 폭탄 같은 너무 큰 선물을 안겨줘서 받을 수가 없다"며 검수완박을 언급했다.


이어 "정의당의 목소리가 반영돼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소금과 같은 존재로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한다"며 "정의당답게 독자노선을 고수해달라"고 말했다. 검수완박 저지를 위해 힘을 보태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배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지난 대선에서 정치 교체, 통합의 정치, 국민 통합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게 떠오른 가치로 떠올랐다"며 "절대다수의 집권여당이 아니기 때문에 협력과 소통의 필요성을 언급한 거 같다"고 했다.

이준석 "文대통령, 박병석 국회의장 입장표명해야"

한편 이준석 대표는 검수완박과 관련한 박병석 국회의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도 촉구했다. 그는 "이런 무리한 정치적 시도를 박 국회의장이 용인할 것인지도 초유의 관심사고, 문 대통령도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도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힘자랑을 일삼는 것에 국회의장과 대통령이 동조해서 오점을 남기면 안타까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저지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박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 회기를 짧게 잘라 이를 자동 중단시키고 다음 회기에 자동 표결을 붙이는 '살라미 전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회기를 짧게 잘라서 진행하는 '살라미' 전술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박 의장이 오는 23일부터 일주일간 해외 순방길에 나서면서 국회 본회의 일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박 의장 해외출장이 정해진 일정이라고는 하지만, 한편 검수완박 관련 책임회피를 하려는 무책임한 모습도 보인다"며 "여차하면 부의장에게 본회의 사회권을 넘기고 자신은 논란에서 빠지겠다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