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병원'서 정호영 딸 70시간·아들 85시간 봉사활동
[경향신문]
상당 기간 ‘스펙 쌓기’ 가능성
남매, 2016년 활동 기간 겹쳐
정 후보자 “적법 절차 선발”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두 자녀가 의대 편입학 전형에 응시하면서 제출한 서류를 보면 이들이 상당 기간 ‘스펙’을 쌓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을 엿볼 수 있다.
정 후보자 딸과 아들 모두 1차 평가에 반영되는 봉사활동 실적에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한 이력이 포함돼 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시기와 겹치는 만큼 실제 활동 여부가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경북대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학사편입 입학자료를 보면 2017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딸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에 재학한 2013~2016년 동안 총 12차례 장학금을 받았다. 학내 성적 우수 장학금을 비롯해 기관·교외로부터 받은 총 장학금 액수는 약 1968만원으로 집계됐다. 학부 평점은 4.3 만점에 3.77점으로 평균 ‘A-’에 가까웠다.
딸 정씨는 편입 시험 제출서류인 자기기술서에 2016년 1월11~15일, 7월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한 환자 검사실 안내 업무 등을 포함해 6회의 봉사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이 가운데 경북대병원에서 한 봉사활동 횟수는 총 20건, 시간은 70시간이었다.
2017년 한 차례 탈락한 뒤 2018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정 후보자의 아들은 경북대 IT대학에 재학한 2012~2015년에 총 7차례에 걸쳐 국가장학금을 비롯해 1641만원 상당의 장학금을 받았다. 정씨의 학부 평점 평균은 4.5점 만점에 4.33점으로 대부분의 수강과목에서 ‘A+’ 또는 ‘A0’를 받았다.
아들 정씨 역시 2015년 1월19~23일, 2016년 1월11~15일, 7월25~29일 경북대병원에서 환자 이송 업무 지원과 물품 정리 등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2016년 1월의 봉사활동 내역은 동생과 활동 기간이 똑같다. 총 봉사활동 시간은 85시간, 횟수는 25건이라고 입시서류에 제출했다.
편입 전형 응시를 1~2년 앞두고 대학병원에서 활동한 이들의 봉사 이력은 편입 서류전형의 평가에 반영됐다.
두 자녀가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2015~2016년 당시 정 후보자는 대학병원 부원장인 진료처장을 맡고 있었다. 복지부 인사청문 준비단은 이날 “(후보자 자녀들의) 경북대병원 자원봉사는 병원의 사회사업실을 통해 신청했으며, 경북대병원의 경우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연중 상시로 신청이 가능하다”며 “자녀의 편입학은 학업에 노력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선발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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