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으로 라이딩으로.. '8년전 세월호' 기억하는 사람들

양한주 2022. 4. 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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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도 광명의 한 마카롱 카페 안 쇼케이스에는 일반 마카롱보다 2배가량 큰 지름 10㎝ 크기의 노란색 마카롱이 진열돼 있었다.

4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노란 리본을 만들어 고등학생 딸의 친구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김미현(53)씨 제안으로 시작한 일이다.

박세호(46)씨는 대전 자전거 동호회 '타보라' 회원들과 함께 오는 23일 전남 진도군에서 '세월호 추모 라이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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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마카롱 전시·리본 나눠 주며
각자 자리서 지나간 참사 되새겨
"기억한다는 것 모두에 알리고 싶어"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4·16민주시민교육원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편지가 걸려 있다. 안산=권현구 기자


14일 경기도 광명의 한 마카롱 카페 안 쇼케이스에는 일반 마카롱보다 2배가량 큰 지름 10㎝ 크기의 노란색 마카롱이 진열돼 있었다. 마카롱 위에는 배 모양의 장식과 함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노란 리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숫자 ‘8’ 모양의 초가 꽂힌 마카롱을 보던 한 손님은 “벌써 시간이 또 지났네”라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마카롱 카페 ‘잊지마롱’을 운영하는 김소희씨는 “8번째 봄인데, 그날의 아픔과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추모의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며 “기억의 힘이 크지 않나. 한 명이라도 더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추모 마카롱은 판매용이 아닌 전시용이다. 김씨는 손님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카롱 만드는 일’로 기억을 보태는 것이라고 했다.

16일 세월호 8주기를 앞두고 직장과 동호회 등 각자의 일상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킹, 뜨개질, 자전거 라이딩 등 방식은 소소하지만 8년 전 비극을 떠올리는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뜨개질과 리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파는 협동조합 ‘참좋은수다’ 구성원은 뜨개질로 만든 노란 리본을 제로웨이스트샵(zero waste shop) ‘지구인의 놀이터’ 등에서 나눠주고 있다. 4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노란 리본을 만들어 고등학생 딸의 친구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김미현(53)씨 제안으로 시작한 일이다. 5명이 각각 100~150개의 리본을 만들었다.

이들은 16일 경기도 수원 광교 카페거리에서 ‘노란 리본 만들기’ 체험 부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김씨는 “체험은 안 하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플리마켓을 구경하다가 세월호를 한 번 더 떠올릴 수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손재주가 있는 내가 ‘엄마’의 마음으로 추모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뜨개질로 노란 리본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예쁘게 만들지 않더라도 기억하겠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니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세호(46)씨는 대전 자전거 동호회 ‘타보라’ 회원들과 함께 오는 23일 전남 진도군에서 ‘세월호 추모 라이딩’을 한다. 팽목항에서 출발해 진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팽목항으로 돌아오는 약 114㎞의 장거리 코스다. 8명의 회원이 추모의 마음을 담아 자전거를 탈 계획이다.

이들은 당일 팽목항에서 함께 묵념한 후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할 예정이다. 운동복 뒤에는 노란 리본 배지를 달아 달리는 동안에도 앞 사람의 등에 달린 배지를 볼 수 있도록 한다. 라이딩에 참가하는 조영선(49)씨는 “가슴 먹먹한 라이딩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타보라 카페 모집 글에서 박씨는 ‘장거리 투어라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월호 희생자들과 달리 안전하게 돌아오겠죠’라고 적었다. 박씨는 “울고 웃으며 달리는 과정에서 추모의 마음을 공유하고, 우리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걸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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