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명에 바뀐 분위기, 한덕수도 이제 안심할 수 없다

오주연 2022. 4. 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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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사무실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이현주 기자] 법무부 장관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지명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나머지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 인준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윤 당선인의 내각 인선에 최대한 협조할 여지를 열어뒀지만, 윤 당선인이 한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로 공식화하면서 ‘전면전’ 선포로 보고 태세를 180도 바꿨다. ‘한덕수·한동훈·정호영’을 망국인사의 핵심축으로 보고, 명명백백 검증의 칼을 들이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동훈 후보자 임명을 고수할 경우 한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달 말로 연기될 전망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당초 오는 20~21일에서 27일로 잠정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특위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과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이 인사청문회 일정 논의를 위해 만났지만, 민주당이 요청한 한 총리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일정 조율에 실패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증인청구를 위해선 5일 전 출석요구를 해야 하는데 현재 자료가 너무 없어 일정이 밀릴 수 있다"면서 "이완구 전 총리 때에도 인사청문회가 하루 연장됐던 전례가 있어 27일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총리 후보자의 김앤장 고액연봉·외환은행 론스타 매각 과정 연루·자택의 외국기업 고액 선납 월세계약·배우자의 재산형성 등을 놓고 기초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 총리 후보자 측은 "입수 불가능"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 의원은 "변호사 자격도 없는 사람이 법률사무소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했고, 얼마나 업무역량이 뛰어나기에 4년4개월간 20억원에 가까운 월급을 받았는가"라며 "근로자라면 누구나 작성하는 근로계약서도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고액 월세 등 요청 자료
입수 불가능 등 이유로 제출거부
20~21일서 27일로 청문회 연기

정호영 딸 의대 편입 직전
경북대서 필요과목 수강 의혹도
민주 "망국인사의 트라이앵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전 회의서 "4월26일이면 청문회 인사 채택 보고서 만료일이다. 앞으로 열흘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까지 청문회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못했다"며 "자칫 새정부 출범을 방해하고 발목 잡는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조속한 인사청문회 확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동훈 장관 후보 지명 이후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회의에서 "한동훈 지명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차기 정부에 일말의 기대를 건 국민의힘의 선제 타격"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윤 당선인이 한동훈을 지명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강 대 강 대결구도로 갔다"면서 "윤 당선인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비리, 한 장관 후보자의 검언유착 사건을 조국 수사 수준으로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조국 잣대를 자신과 측근에게 적용하지 않으면 국민이 나서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 장관 후보자 딸 정씨가 의대 편입을 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계절학기로 과목을 이수한 경우는 드물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한 장관 후보자는 아직 자료제출 전이라 구체적 사안은 살필 수 없지만, 정치개입과 검찰의 사유화 등에 대해 파헤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 후보자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주력하지 않을 수 없는 망국인사의 ‘트라이앵글’"이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최측근이라는 것 빼고 전문지식이 전무한 인물이다. 행안부는 경찰 소관 부처인데 한 장관 후보자와 함께 검찰, 경찰 다 장악하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인사청문회 핵심은 한동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선 초기엔 의원 회의에서 '정권 초니까 조금 양보하고 협조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한동훈을 내정한 뒤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먼저 전쟁을 선포했는데 피할 수 있나. 끝까지 (인사청문회)가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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