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장제원, 기자 실명까지 거론 "정호영=조국? 뭘 조작했나"

곽우신 2022. 4. 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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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관련 의혹 보도에 불쾌한 반응.. 당 내에선 "거취 결단해야" 우려

[곽우신 기자]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취재단
"조국, 조국 그러는데 나 진짜 조국 문제하고 이거(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자녀 특혜 의혹) 하고 비슷한 거 있으면 이야기해 봐라. 뭐 조작했느냐? 뭘 위조했느냐?"  -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기자들에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의 기자회견 뒤에도 여러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기자들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례를 들어 비교하자 "무슨 근거를 갖고 얘기하시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책임질 수 있는 기사인지 확인도 안 하고 막 쓴다"

18일 오전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난 장제원 비서실장은 전날 있었던 정 후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할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반응에 대해서도 "(윤석열) 당선인, 당선인 하는데 왜 나에게 물어보느냐?"라고 날을 세웠다.

장 비서실장은 "자꾸만 '이거 알았느냐, 몰랐느냐' 물어보면, '알고도 지명했느냐' 물어보고 싶은 거 아니냐?"라며 "국민이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라고 반발했다. "검증팀이 지금 현재 정권이 완전히 교체가 된 상황에서 썩 그렇게 100% 완벽하다고 생각을 안 한다"라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검증했다. 검증을 안 하고 발표하는 사람은 없다"라고도 부연했다.

그는 한 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책임질 수 있는 기사인지 확인도 안하고 막 써요, 내가 거짓말합니까? 자료 받아서 보여드려요?"라고 따져 물었다. "인수위원회의, 국민의힘의 누구한테 묻고 쓴 거냐? 이야기해 보시라"라며 "검증도 않고 기사를 막 쓰는 거다. 확인해보고 쓰시라. 그 기사 어디서 나온 기사냐?"라는 등의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장 비서실장은 정 후보자가 나서서 기자회견을 했지만 여론은 더 나빠지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뭘 더 나빠지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객관적으로 검사받고 검증받겠다고 하는 상황 아닌가. 그런데 국민 여론 이야기가 어떻게 나오는건가?"라고 따졌다. 이어 그는 "그럼 뭘 더 해야 하느냐?"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안 좋으니 당신 그만두시라'라고 당선인이 이야기해야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날 장 비서실장은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정호영 후보자의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 면접을 볼 당시 면접관인 교수들이 정 후보자와의 가족 관계를 인지했을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는 거 가지고 어떻게 하느냐?"라며 "그러니까 그거를 다 사정을 하라는 건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진짜 알고 (높은 점수를 줬다고), 좋네요"라고 비꼬았다.

그는 "자녀가 어디에 입학하든, 어디에 취직을 하려고 노력하든, 그걸 역차별할 수 없는 거 아닌가?"라며 "역지사지를 생각해 보라. (부정의) 가능성이 있으면 정말 '우리 아들 경북대학 오지 마, 너는 대학 근처에도 오지 마' 이게 맞느냐? 정말 그렇게 해야 되느냐"라는 주장이었다.

특히나 정 후보자 자녀 특혜 의혹이 검찰이 수사하고 기소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 사례와 비교되는 데 대해 장 비서실장은 "조국하고 비슷한 거 있으면 이야기 해봐라. 프레이밍하지 말고 검증하시라"라며 "지금 보면 전부 다 기자들이 이야기하는 게 프레임이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부정의 팩트가 뭐가 있느냐는 말이다"라며 "적어도 지금 입시 문제하고 병역 문제에 있어서 뭐 팩트가 밝혀진 게 있으면 이야기해 봐라"라고 언성을 높였다. 
  
다만 "이렇게 논란이 있지만 국민과 언론이 검증을 하는 과정인 것"이라며 "우리 비서실에서도 모든 기사를 본다. 다 기사를 보고 당선인에게 보고를 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양한 루트로 내가 보고를 받고 있다'라는 (윤 당선인의) 말씀이, 비서실을 포함해서 많은 분들로부터 여론 동향을 체크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윤석열 당선인 측] "검증의 시간, 국회 청문회 지켜봐 달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설명에 앞서 안경을 쓰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당선인은 국회 인사청문회 이전에는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같은 날 일일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정 후보자 관련 논란에) 별다른 말씀이 없었고, 차분하게 이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무엇보다 어제 회견을 통해, 정 후보자가 국민 앞에서 모든 것을 열고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라며 "검증의 시간은 이제 국회 청문회로 좀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정부가 완벽하게 갖춰진 체제가 아닌 지금 당선인의 신분에서, 인수위에서 하는 검증 시스템이 국민께 완벽하다고 절대 자평할 수는 없다"라며 현 검증 시스템의 한계를 인정했다. "다만, 최선을 다해 역대 그 어느 정부의 인수위 시절보다 가장 세밀한 검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여러분께서 함께 지켜보면서 청문회를 통해 검증해나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당부했다. 

당선인 측 관계자 역시 기자들에게 "당선인은 공정과 상식, 이 원칙에 대해서는 양보 없는 분"이라며 "국민들께서 도덕성이나 그 외의 모든 부분에서 '장관으로 임명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판별하신 뭔가가 있다고 하면 당선인 의견이 나오겠다. 그런데 지금 상태에서는 후보자 본인께서 '다 내가 소명하겠다'라면서 감추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좀 지켜봐줘야 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신용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 또한 이날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씀드리기가 곤란하기는 하지만, 내부적으로 많이 걱정들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아직도 걱정은 하고 있다"라면서도 "어제 본인께서 좀 많은 여러 부분을 소명을 했기 때문에, 그 소명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김용태] "국민 보편적 상식과 다소 거리... 거취 직접 결단해주시라"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도 정호영 후보자를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18일 당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 시간에 "정 후보자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라며 "법을 어기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국민이 가진 보편적 상식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일들이 정 후보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언급하며 "이 시점에서 누가 어느 편에 서 있느냐에 따라서 잣대를 달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것이 바로 국민들께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게 바라는 모습이고, 이런 국민들을 바라보고 섬겨야 할 의무가 있는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정 후보자는 이해충돌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라며 "적극적 위법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자녀의 편입 과정과 후보자가 걸어온 길을 보면 국민의 일반적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 쉽게 납득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반복했다. 그는 "품격과 도덕성이 필수인 고위공직자 후보자에게 이해충돌 논란이 벌어진 것 자체만으로 국민에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조국 사태를 떠올릴 수 있다"라며 "정 후보자는 거취에 대해 직접 결단하시라"라고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 또한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자진사퇴하고, 대신 철저하게 수사를 요청해 떳떳하다면 결백을 입증하자. 그러면 명예회복 기회가 있다"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편입 절차상 불법적인 요소가 없을 수 있지만, 가장 문제는 딸이 구술면접 만점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자식들이 의대에 편입하는 데 있어서 정 후보자의 사회적 자산이 작용했을 수 있고, 그 부분은 국민들 눈높이에서 볼 때는 불공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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