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형배 탈당, 묘수 아닌 꼼수"..민주 내부 반발 터졌다

김다영 입력 2022. 4. 21. 11:11 수정 2022. 4. 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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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이 21일 민주당이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초선 의원인 이소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도 친전을 통해 "민형배 의원의 탈당은 명백한 편법"이라며 반기를 드는 등, 민주당의 '위장 탈당'을 비판하는 내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내 소장파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검찰개혁의 필요성,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지금 우리의 검수완박을 향한 조급함은 너무나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둑 격언에 묘수 3번이면 진다는 말이 있다. 비상식이 1번이면 묘수지만, 반복되는 비상식은 통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처음에 정의당을 끌어들이려다 실패하고, 양향자 의원을 사보임했지만 실패하니, 이제는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 단계를 통과하려 한다.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인사 내로남불, 위성정당, 보궐선거 출마 위한 당헌당규 개정 강행 등 다 상황논리가 있는 불가피한 일들이었지만 그 결과 우리는 대선을 졌다"며 "국민 공감대 없는 소탐대실은 자승자박이 된다는 사실, 5년만에 정권을 잃고 얻은 교훈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소영 의원이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고발사주 국기문란 진상조사 TF 2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소영 비대위원도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내는 친전을 통해 "어제 민형배 의원이 수사기소 분리 법안의 신속 처리를 위해 우리 당을 탈당한다는 기사를 봤다. 근래 접한 어떤 뉴스보다도 놀랍고 당혹스러웠다"며 "나는 이런 법안처리 방식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만든 국회법 취지를 훼손하고 편법을 감행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지금까지 민주당과 가까운 의원들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지정하며 본래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엄연한 민주당 의원이 탈당을 해 이 숫자를 맞추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이 비대위원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법안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편법을 동원하고 국회법 취지를 훼손하면서까지 강행하는 지금의 상황은 2년 전 위성장당 창당 때와 다르지 않는다"며 "국민들에게 이게 옳은 일이라고 설명할 자신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만든 법적 절차와 원칙들을 무시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민주 정당이길 포기하는 것일지 모른다"며 "민주주의는 결과이기 이전에 과정이며 목적이 정당할 뿐 아니라 그 수단과 과정도 국민에게 떳떳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떳떳하지 않은 선택을 할 때 국민들은 우리에게 실망했다. 우리는 그런 선택들의 결과값으로 두 번의 연이은 선거에서 뼈아픈 심판을 받았다"며 "또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인 이 비대위원은 검수완박에 신중론을 폈다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남편이 검사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신상털이와 함께 문자폭탄을 맞은 바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의 친전. 사진=민주당


한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형배 의원이 검수완박 강행을 위해 탈당한 것에 대해 "무리수다. 국민들의 시선이 두렵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단 말이 있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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