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5·18 북한군 소행' 주장은 김대중 향한 복수심 때문"

김용희 2022. 4. 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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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논객 지만원(81)씨는 여론의 질타와 형사처벌, 손해배상 판결에도 왜 "5·18민주화운동은 북한 특수군이 일으킨 소행"이라는 주장을 이어가는 것일까.

이동욱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은 21일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세미나실에서 '유령을 키우는 사람들'을 주제로 집담회를 열어 "5·18 가해자들이 핑계로 내세운 '북한 특수군'이라는 유령이 20여년 전부터 우리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며 '북한 특수군 투입설'을 반복하는 지씨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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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5·18조사위원, 5·18재단 집담회
21일 광주 5·18기념재단에서 이동욱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이 ‘유령을 키우는 사람들’을 주제로 집담회를 열어 ‘5·18 북한군 침투설’의 허위성을 설명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보수논객 지만원(81)씨는 여론의 질타와 형사처벌, 손해배상 판결에도 왜 “5·18민주화운동은 북한 특수군이 일으킨 소행”이라는 주장을 이어가는 것일까.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을 향한 복수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동욱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은 21일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세미나실에서 ‘유령을 키우는 사람들’을 주제로 집담회를 열어 “5·18 가해자들이 핑계로 내세운 ‘북한 특수군’이라는 유령이 20여년 전부터 우리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며 ‘북한 특수군 투입설’을 반복하는 지씨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월간조선> 기자로 근무했던 이 위원은 지씨가 1990년대 신군부도 외면했던 ‘북한군 침투설’을 2000년대 들어 김대중 전 대통령 비판의 근거로 다시 활용했다며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지씨는 ‘시스템사회운동본부’라는 단체를 이끌며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북풍공작(북한의 돌발행동을 정치에 이용하는 일)을 비판하는 등 김대중 후보 편에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자 몇차례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2002년 즈음 노선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씨는 2002년 8월16일치 <동아일보>에 김대중 대통령 비판 광고를 실어 ‘광주사태는 소수 좌익과 북한에서 파견한 특수부대원들이 순수한 군중들을 선동하여 일으킨 폭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그해 10월 <동아일보> 광고와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기소돼 이듬해 1월28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씨는 자신의 주장에 ‘증거도, 증언도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이때부터 증언과 증거를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정권이 바뀌며 보수단체, 탈북자, 계엄군 출신 인사 등이 지씨 주장에 동조하면서 2015년 5월5일 지씨는 자신의 누리집에 광주 시민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지목한 ‘광수 시리즈’를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씨는 ‘광수 시리즈’로 또다시 5·18단체로부터 고소당해 올해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8-3부(재판장 김예영)로부터 징역 2년을 받았으나, 고령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은 피했다. 지씨는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패소해 억대 배상금을 물어냈다.

이 위원은 “‘북한 특수군’이라는 유령은 2002년 지만원의 복수심으로 태어난 뒤 2015년 5월5일 ‘광수’라는 이름으로 거듭났다. ‘광수’라는 유령은 지만원 개인이 키운 게 아니라 5·18 당시 진압작전 지휘자와 상층부, 5공화국 지배층 등이 자신들의 과오를 덮기 위해 함께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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