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씻은 다회용기, 새 플라스틱 그릇보다 깨끗

류영욱 입력 2022. 4. 22. 17:48 수정 2022. 4. 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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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살균·건조 공정 완료땐
일회용 플라스틱컵보다 청결
코로나 병균 감염서 더 안전

◆ 플라스틱 팬데믹 ⑤ ◆

사람들은 배달 주문이나 포장 구매를 할 때, 깨끗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불편함 때문에 다회용기 선택을 주저한다. 하지만 다회용기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의 청결도를 검사한 결과, 다회용기가 더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회용기 반납도 '원 클릭'으로 가능해 오히려 플라스틱 용기를 따로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피할 수 있다.

22일 매일경제와 식기 렌탈 및 세척 서비스 업체 '뽀득'이 진행한 'ATP 오염도 검사'에서 세척과 살균, 건조를 마친 다회용컵은 36RLU(오염도 단위)를 기록했다. 이는 식품 위생 안전 기준인 200RLU보다 낮다.

다회용컵의 위생 상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일회용 플라스틱컵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았다. 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오염도 테스트에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A사의 일회용 플라스틱컵은 51RLU를 기록했다. 비닐로 밀봉 포장된 일회용 종이컵과 가정에서 세척한 컵의 오염도는 각각 26RLU, 40RLU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용기에 따뜻한 음식을 담을 때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회용기가 훨씬 위생적인 셈이다.

또한 ATP 오염도 검사가 식기 표면의 미생물이 얼마나 있는지를 측정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회용기는 기타 불순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의견이 많다. 유형태 뽀득 매니저는 "일회용컵은 공장에서 생산된 뒤 별도 세척 과정 없이 매장으로 옮겨진다는 특성상 쇳가루 등 불순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고온·고압 세척과 자외선 살균까지 거치는 다회용기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청결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공정을 연상케 하는 세분화되고 철저한 세척이 있다.

경기도 광명시 외곽에 있는 뽀득 세척 공장에는 매일 사용 후 수거된 6000~7000개 다회용 식기와 컵이 입고된다. 식기들은 용도와 크기에 따라 세척 전에 분리 작업을 거친다. 이후 고온수에서 불림 작업이 이뤄지고 바로 10분간 초음파 진동으로 식기에 남아 있는 미세 잔여물을 걷어내는 애벌 세척이 이뤄진다. 애벌 세척을 마친 용기들은 세척 전용 기기를 통해 2~3분간 고온·고압에서 본세척에 들어간다. 세척이 완료된 용기들은 자외선 살균과 고온 건조 과정을 거친다. 직원들은 모든 공정을 마친 용기들을 일일이 육안으로 검수한다. 이후 전체의 10%를 표본으로 삼는 오염도 검사까지 총 7단계 과정을 거치면 용기들은 밀봉 포장돼 다시 출하를 기다린다. 세척 공장 자체의 청결도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전문가들도 다회용기의 안전성을 보증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20년 6월 전 세계 공중보건 및 식품 안전 분야 과학자, 의사 등 115명은 성명서를 통해 식당, 카페 등 매장에서의 다회용기 사용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더욱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또 바이러스가 플라스틱 등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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