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책협의단, 기시다 총리 면담.."공동 이익위해 노력"

위안부 문제 관련 "피해자 존엄회복 위해 외교 노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면담하기 위해 일본 총리관저를 방문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일본에 파견한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난 가운데, 대표단 측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표단 단장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 면담 후 취재진을 만나 "새로운 출발선에 선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서, 서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바람직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대표단과 기시다 총리 면담은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오전 10시 40분부터 약 25분간 진행됐다.

정 부의장은 "윤 당선인의 친서를 전달했다"며 "(기시다 총리가) 당선인께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오부치 두 정상 간 합의, 즉 과거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나가자는 두 정상의 합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것이 윤 당선인의 새 한일관계에 대한 정리된 입장"이라며 "친서에 이런 취지의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지난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함께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뜻한다. 일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 측의 사과 표명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겼다.

정 부의장은 "한일 양국이 새로운 출발선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데 일본 총리도 공감을 표시했다"며 "양국 간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코로나19 등으로 중단된 인적교류의 확대와 활성화, 이를 위한 제반 제도적 기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기시다 총리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10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에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지에 대해선 "정상의 취임식 참석은 관례에 따라 일본이 결정할 문제"라며 "취임식 초청은 없었다. 일본이 (기시다 총리의) 참석 의사를 보내오면 우리는 성의를 다해서 모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면담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 등 양국 간 민감한 현안 역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의장은 "일본은 강제징용 자산현금화 문제와 관련해 굉장히 엄중한 인식을 하고 있는데 '엄중한 인식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모든 당사자가 수용 가능한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선 "2015년 위안부 합의 정신에 따라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상처 치유 정신에 입각해 양국 해법을 마련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그간 위안부 및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이 해법을 제시하라는 요구를 지속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