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中 공자학원 승합차 테러.. 중국인 교사 3명 사망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022. 4. 2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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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사건 배후의 검은 손 반드시 대가 치를 것"
26일 파키스탄 카리치대학의 공자학원 차량이 폭탄 테러 공격을 받았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파키스탄 분리주의 단체인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의 공격이라고 보도했다./로이터 뉴스1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26일(현지시각) 자살폭탄 테러로 중국인 3명과 파키스탄인 1명 등 4명이 숨졌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해외에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한 공자학원을 겨냥한 테러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는 “극심한 분노를 표한다”며 “사건 배후의 검은 손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파키스탄 언론이 공개한 26일 중국의 공자학원 부근 자폭 테러 현장 CCTV. 한 여성이 카라치대학교 공자학원 입간판 옆에서 공자학원 차량을 기다리다가 차량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접근하면서 폭발이 일어났다./CCTV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 카라치대학 공자학원 승합차가 테러 공격을 받아 차량에 타고 있던 중국인 교사 3명과 파키스탄인 1명이 사망했다. AP통신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부르카 차림의 여성 한 사람이 공자학원 차량에 다가간 후 폭발이 발생했다. 가디언은 파키스탄 분리주의 집단인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이 벌인 공격으로, 여성 테러리스트가 중국인 대상 테러에 가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26일 자폭테러 사건이 일어난 파키스탄 카라치대학에 있는 중국의 공자학원./EPA 연합뉴스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번 테러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밝히고 파키스탄 내 중국인에 대해 “꼭 필요한 경우 외출을 하지 마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홈페이지에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올려 “중국은 이 중대한 테러 사건에 대해 강렬하게 규탄하며 극심한 분노를 표한다”며 “사건의 배후에 있는 검은 손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사건 직후 세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중국 대사관을 찾아 중국 측 희생자와 가족을 위로하며 “파키스탄과 중국의 전천후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에 대한 적들의 사악한 음모는 양국의 강철 같은 우의에 해를 끼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LA는 발루치족(族)이 중심이 돼 결성된 분리주의 무장집단으로 미 국무부는 2019년부터 이들을 ‘국제 테러리스트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2018년 8월 중국인 기술자를 태운 차량을 겨냥해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중국인 기술자들이 다쳤고, 그해 11월에는 무장한 3명이 카라치의 중국영사관을 공격해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경찰 등 4명이 숨졌다. 2019년 5월에도 무장한 3명이 과다르항 인근의 5성급 호텔인 펄 콘티넨털 호텔을 공격해 이 과정에서 호텔 종업원 등 파키스탄인 5명이 숨졌다. BLA는 당시 언론에 “호텔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과 다른 외국 투자자를 겨냥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2021년 8월에는 중국인 기술자를 태운 차량 4대가 중국 차관으로 건설 중인 도로에서 BLA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중국과 ‘준동맹’으로 불릴 정도로 경제, 군사, 외교 관계가 밀접한 국가로 평가된다. 중국은 인도를 견제하고 인도양으로 나가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파키스탄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지난달 4세대 주력 전투기인 젠(J)-10C의 수출형인 J-10CE 6대를 파키스탄에 인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록 파키스탄 내에서는 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BLA나 ‘파키스탄 탈레반’ 등 테러단체가 대표적이다.

BLA의 본거지인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사업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곳이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신장위구르자치주에서 파키스탄 과다르항까지 이어지는 중·파키스탄 경제회랑 지역에 도로, 철도, 발전소, 항만시설, 경제특구 등과 연계된 600억달러(약 75조원) 상당의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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