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역 행보에 지방선거 후보 동행.."노골적 선거개입" 논란

서영지 2022. 4. 2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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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1일 대구·경북 방문을 시작으로 잇따라 지역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윤 당선자의 지역 행보 때마다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자들이 동행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골적인 후보 밀어주기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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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6.1 지방선거]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6일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로 공천된 유정복 전 인천시장(왼쪽), 배준영 의원과 함께 인천 중구 영종하늘문화센터에서 인천 영종도·신도 도로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1일 대구·경북 방문을 시작으로 잇따라 지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윤 당선자 쪽에선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보’라고 주장하지만, 6·1 지방선거를 겨냥한 노골적인 ‘선거개입 행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27일 “윤 당선자가 28~29일 충남·대전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28일 아산 현충사에서 열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477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천안역에서 지티엑스-시(GTX-C)노선 연장을 보고받고 이후 충남도청에서 주요 현안을 청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29일에는 이장우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와 함께 대전 카이스트와 나노종합기술원을 찾을 계획이다. 

윤 당선자는 지난 11일 대구·경북 방문을 시작으로, 대선 이후 거의 매주 지역 방문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호남, 21~22일 부산·울산·경남 방문에 나섰다. 또 25일에는 경기 성남의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 등 경기 지역을, 26일에는 인천 등을 돌아봤다.

윤 당선자 쪽에서는 잇따른 지방 행보에 대해 ‘당선 후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던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윤 당선자의 지역 행보 때마다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자들이 동행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골적인 후보 밀어주기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예로, 지난 26일에는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로 공천된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함께 인천 영종도·신도 도로건설 현장, 서구 검암역 공항철도 건설 현장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윤 당선자는 ‘인천공약 추진현황 점검회의’에서 “공약은 선거를 위한 공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수도권 시민들, 인천시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약속한 것들”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시행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지역 현안 사업을 챙기겠다는 말로, 유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쪽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 당선자가 경기 성남과 용인, 인천을 순회하면서 국민의힘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잇따라 오찬 등을 한 것을 지적하며 “지방선거 후보자를 위한 맞춤형 행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 쪽 박종국 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대통령의 선거개입은 불법이며, 당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지만 국민 법감정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통령 당선자는 ‘공무원’으로 분류되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게 아니냐는 취지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런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며 공무원에 대통령 당선자를 포함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당선자라는 지위를 고려할 때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건 당위적 의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방선거를 앞둔 윤 당선자의 ‘지역 방문’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장 후보들과 같이 사진 찍고, 지역 현안 행사에 동행하는 거 자체가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도 “지금은 정권 인수를 하면서 5년간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집중할 시기다. 민심 탐방을 핑계로 지방선거 지원 목적이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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