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아들 SNS엔 해외 도박사이트 'COO' 명시
[경향신문]
“일개 직원” “회사 실수 등재”
의혹 부인해 온 주장과 상충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66·사진)의 아들 박모씨(39)가 근무한 캐나다 소재 회사에 대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박 후보자 측은 이 회사가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사이며 아들 박씨가 임원으로 근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거듭 밝혀지는 사실과 ‘충돌’하며 해명이 꼬이고 있다.
박 후보자 측은 ‘후보자의 아들이 카이스트 동문들이 해외에 차린 도박사이트 운영업체의 관리자를 맡고 있다’(경향신문 4월19일자 보도)는 보도에 “후보자의 장남이 2018년 12월부터 근무한 엔서스(NSUS)그룹은 캐나다 소재 합법적 기업으로 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할 뿐, 도박사이트 운영에 관여하는 불법 회사가 전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가 공개하는 법인 공시자료에 아들 박씨가 설립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나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엔서스그룹이 캐나다 정부로부터 받은 2018년 8월30일자 설립 인가증에는 설립자 및 이사 4명 중 한 명으로 박 후보자의 아들 박씨의 이름이 올라 있다. 그러자 박 후보자 측은 이번에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엔서스그룹 설립 과정에서 후보자의 장남이 설립자로 등재됐던 것은 ‘회사 측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엔서스그룹은 2018년 11월12일 캐나다 정부에 제출한 자료에서 박씨가 2018년 8월30일부로 더는 이사가 아니라고 적시했다.
박 후보자는 아들 박씨가 도박사이트 운영과 무관하다고 거듭 해명했지만, 아들 박씨가 비즈니스 전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프로필에는 엔서스그룹의 ‘최고운영책임자(COO)’라는 직함이 명시됐다.
박씨의 퇴사 시점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5일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하면서 ‘독립생계’를 이유로 아들의 재산신고사항 고지를 거부했다. 이에 대한 증빙으로 “박씨가 2018년 12월11일 운영부사장으로 채용됐고 현재는 운영관리자로 근무 중”이라는 엔서스그룹 명의의 서신을 첨부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아들이 도박사이트 운영자라는 취지의 보도가 나온 뒤인 지난 19일에는 “(아들이) 최근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엔서스그룹을 퇴사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발급된 엔서스그룹의 박 후보자 아들 고용확인서와 이후 박 후보자의 해명을 종합하면, 아들 박씨는 아버지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퇴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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