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 중 사망한 영아..50배 넘는 약물 주사 맞았다
[경향신문]
제주대병원 의사 “호흡기에”
간호사가 혈관에 직접 투여
병원 측 “사과”…경찰 압색
제주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2개월 영아가 치료 중 병원의 의료과실로 사망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제주대학교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제주경찰청은 28일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병원을 압수수색하고, 환자 사망과 관련된 의사와 간호사 1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양은 지난 3월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날 제주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12일 급성 심근염으로 숨졌다. 경찰은 이후 여아가 병원 치료 과정에서 기준치의 50배 넘는 약물을 투여받았다는 첩보를 확인했고, 유족 측의 고소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에 나섰다.
제주대병원 측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사고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했다. 제주대병원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호흡곤란 증상이 있던 A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에피네프린이란 약물을 투여했다. 에피네프린은 기관지 확장과 심정지 시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킬 때 사용된다. 주치의는 5㎎의 에피네프린을 희석한 뒤 호흡기 장치를 통해 투여하라고 처방했으나 간호사는 아이 혈관에 직접 주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으로 투여할 때 적정량은 0.1㎎이었지만 간호사는 기준치의 50배가 넘는 양을 투여한 것이다.
영아는 주사를 맞은 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사망 원인인 급성 심근염은 에피네프린을 과다 투여하게 되면 나타나는 부작용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간호사는 동료 간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투약 실수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병원 집행부에 보고된 시점은 사망한 지 나흘이 지난 16일이었고, 보호자에게 투약 오류 사실을 알린 것은 사건이 발생한 지 약 2주 만인 25일로 확인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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