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유퀴즈'.. 이번엔 인수위 갑질 의혹?
"녹화 현장 지나친 통제" 주장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이 때아닌 정치 논란에 휩싸였다. 유퀴즈는 유재석·조세호가 다양한 분야의 일반인, 전문가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하는 예능으로 매주 4~5%의 시청률을 보이는 프로그램. 그런데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한 본방송이 공개된 이후 ‘폐지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등 민주당 인사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홈페이지엔 ‘공정성 잃은 유퀴즈는 폐지만이 답’ ‘권력자보다 시청자 무서운 줄 알아야지’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사그라드는 듯했던 유퀴즈 논란은 최근 다른 곳에서 터져 나왔다.방송 제작 과정에서 당선인 측이 유퀴즈 제작진을 고압적으로 대한 사실이 불거진 것. 방송가 안팎에선 “방송 준비 단계부터 잡음이 많았다”는 말이 나오는 등 인수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송계에 따르면 유퀴즈 진행자인 유재석과 조세호는 지난 13일 녹화 직전까지 윤 당선인의 출연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을 이유로 인수위 요청에 따라 일부 제작진을 제외하곤 윤 당선인 출연 여부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촬영 당일엔 인수위 측이 실내 녹화장 주변을 커튼으로 가리고 진행하게 해 유재석, 조세호 매니저들은 현장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매니저는 담당 연예인의 신변을 보호하고, 방송 현장에 문제 될 게 없는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모든 촬영 현장의 출입이 허가되는데 별다른 사전 설명도 없이 출입을 막은 건 경호를 빙자한 갑질에 가깝다”고 했다.
제작진도 최소 인원만 녹화장에 들어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퀴즈 제작진은 녹화 전 사전 준비 단계에서 인수위 측에 윤 당선인에 대한 여러 협조 요청을 했지만 대부분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tvN 사정에 밝은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일반인 출연을 콘셉트로 잡고 시작한 방송이라 가급적 유명인 출연을 지양해왔다. 처음 인수위에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제작진에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안다”며 “인수위가 제작진 취지를 알고도 비협조적으로 나간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방송계에서는 당선인 신분으로 예능 프로에 나온 게 적절한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친근한 이미지를 위해 방송에 출연했지만 결국 권위적 이미지만 더해진 것 같다”고 했다. 본지는 이에 대해 당선인 인수위 측에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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