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앞 호텔서 800만원..원희룡 '개인 정치'에 출장비 썼나

배지현 2022. 5. 2.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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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도지사 시절인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 퇴임할 때까지 72차례 서울로 출장(경유 포함)을 왔으며, 2000여만원의 여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이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원 후보자의 제주지사 재직시절 업무추진비와 여비 지출결의서 내역을 보면, 원 후보자는 도비를 돌려받은 국내출장 73건 가운데 1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서울로 출장을 가거나 경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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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원희룡, 도지사 출장비 2천만원 '개인 정치활동' 사용 의혹
2020년 1월~2021년 8월, 국회 앞 호텔에서만 800만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도지사 시절인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 퇴임할 때까지 72차례 서울로 출장(경유 포함)을 왔으며, 2000여만원의 여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숙박비 831만원은 전액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호텔에서 썼다. 원 후보자는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마포포럼’ 참석(연차 사용 당일 제외) 이후 서울에 머물 때 교통비와 숙박비 등을 돌려받는 등 도비를 본인의 정치활동에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이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원 후보자의 제주지사 재직시절 업무추진비와 여비 지출결의서 내역을 보면, 원 후보자는 도비를 돌려받은 국내출장 73건 가운데 1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서울로 출장을 가거나 경유했다. 1년8개월 가운데 제주도를 비운 기간은 최소 150일로 나흘에 한 번꼴로 서울에서 체류한 것이다. 잦은 출장 덕에 원 후보자는 일비 141만원, 식비 114만원, 숙박비 831만원, 교통비 1064만원 등 모두 2152만원을 국내여비로 받았다.

서울 출장 가운데에는 제주 도정과 무관한 일정이 상당수 포함됐다. 원 후보자는 2020년 6월 9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첫 강연자로 참석했다. 이 포럼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연구단체로 대선주자들이 릴레이로 초청됐다. 이 자리에서 원 후보자는 “보수는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유전자”라며 “진보의 아류가 되어선 영원한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또 2020년 10월 <엠비엔>(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며 “경선을 이길 수 있는 준비를 지금 1단계 자체 정비를 많이 하고 있다”며 “가급적 10월, 11월 좀 더 구체화하고 손에 잡히는 부분들로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원 후보자는 이날 출장으로 제주도청으로부터 26만5300원의 여비를 받았다.

공무원 의전 수행으로 논란이 됐던 ‘마포포럼’ 일정과 관련해서도 원 후보자는 연가를 쓴 당일을 제외하고 교통비와 식비, 숙박비 등을 합쳐 31만1600원을 수령했다. 2020년 10월15일 국민의힘 원외모임인 ‘더 좋은 세상 포럼(마포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낼 때는 연가를 쓰긴 했지만 서울본부 소속 공무원 2명이 원 후보자를 수행한 사실이 밝혀져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기관 경고 조처를 받은 적도 있다. 개인적인 정치활동인데 공무원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국회 주요 공식 일정은 2020년 10월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출석과 11월 국회 예결소위 면담 두 차례뿐이었다. 하지만 원 후보자는 출장 기간 대부분을 여의도 인근에 머물렀다. 국내출장 숙박비 831만원은 모두 국회 앞 ㄱ호텔에서 사용됐다. 당시 서울 방배동에는 배우자 명의로 계약된 오피스텔이 있었지만, 원 후보자는 호텔에 머문 것이다.

2020년 한해 업무추진비에서 사용된 총 간담회 비용 7270만원 중 33%(2479만원) 역시 서울에서 결제했다. 서울 지역에서도 대부분 여의도나 마포였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업무추진비를 지역 홍보나 유관기관 협조, 직무수행 관련 경비 등에 사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원 후보자가 대선 준비 등 개인 정치활동을 위해 도지사 여비와 업무추진비를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준호 의원은 “원 후보자의 재임시 도정 사유화 의혹이 업무추진비와 여비 내역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도민 세금으로 자기 정치를 했다는 논란도 많은 만큼 사적 유용이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후보자 쪽에 여러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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