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 들고와 꽃 무단채취.. 서울대공원, 얌체족 몸살

권승현 기자 2022. 5.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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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가 크게 늘면서 모종삽까지 들고 와 봄꽃을 무단 채취하는 양심 없는 시민들 때문에 서울대공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꽃 채취를 제지하면 오리발을 내밀거나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시민이 많아 직원들이 매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도시공원에서 식물의 꽃과 열매를 무단으로 채취하다 적발되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돼 있다.

이곳에선 주로 조경수, 꽃 무단 채취보단 임산물(나물, 약초) 무단 채취가 주로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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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이 긴 띠 형태로 심어둔 진분홍 꽃잔디가 시민들의 무단 채취로 인해 훼손돼 있다. 서울대공원 제공

“어차피 내가 낸 세금인데…”

단속하면 적반하장식 항의

다른 국립공원도 ‘연례행사’

“이까짓 꽃 4∼5송이로 사람 망신을 주나요…. 어차피 내 세금으로 만든 거 아닙니까?”

봄나들이가 크게 늘면서 모종삽까지 들고 와 봄꽃을 무단 채취하는 양심 없는 시민들 때문에 서울대공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꽃 채취를 제지하면 오리발을 내밀거나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시민이 많아 직원들이 매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결국 CCTV를 올해 1000대까지 늘려 감시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2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지난달 6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튤립 5송이, 꽃잔디 3송이, 무스카리 5송이를 몰래 채취한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튤립·꽃잔디·무스카리는 한 송이당 약 3000원 내외로, 금액상으로 큰 손해를 끼치진 않는다. 그보단 채취 과정에서 주변 꽃까지 훼손되고, 전체적인 조경을 망치는 게 더 문제라는 설명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시민들은 ‘한두 송이쯤 뽑아가도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채취하겠지만, 단 한두 송이도 전체적인 모양새와 조경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CCTV를 1000대까지 늘리기로 한 것은 안전사고 예방이 1차 목적이지만 시민들의 무단 채취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말했다.

허가 없이 공원에서 ‘가드닝’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서울시의 한 도시공원을 관리하는 관계자는 “나무 가지치기할 때 쓰는 전정 가위를 들고 와 ‘가지치기 등 정리를 해주겠다’고 한 시민 때문에 아연실색한 적도 있다”고 했다.

도시공원에서 식물의 꽃과 열매를 무단으로 채취하다 적발되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돼 있다. 하지만 공원 관계자들은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공원 관계자는 “보통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소량으로 채취하는데, 이를 잡아 벌금까지 물게 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산림청과 국립공원공단에서 관리하는 국립공원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호소한다. 이곳에선 주로 조경수, 꽃 무단 채취보단 임산물(나물, 약초) 무단 채취가 주로 문제가 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임산물 단속결과 169건이 적발됐다. 피해액은 2억4821만 원, 피해량은 40만8991㎏에 달했다. 봄철을 맞아 무단 채취가 극성을 부리자 산림청은 이달 말까지 산림 내 불법행위를 특별 단속하기로 했다. 산림소유자 동의 없이 산나물·산약초를 채취하는 행위, 조경수를 무단으로 캐내는 행위 등이 단속 대상이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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