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중국③] 대(對)중국 의존 높은 한국, 직격탄 피할 방법은

장정욱 2022. 5. 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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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난에 중국경제 쇠락
코로나19 봉쇄 조처로 수출 감소
무역 의존 높은 우리나라 가장 치명
"중국 대내외 불안 요인부터 살펴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으로 북경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전면 봉쇄한 가운데 보호복을 착용한 지난달 상하이 지역 작업자들이 주민에 나눠줄 식료품 등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추락하는 중국경제가 우리 경제마저 흔들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적 경제 악재 이외에도 최근 재확산 조짐을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완전 봉쇄)’ 정책으로 북경과 상하이 등 도시 수십 곳이 봉쇄되면서 우리 수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할 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0.1~0.15%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우리나라 4월 전체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2.6% 증가했다. 역대 4월 최대 증가 폭이다. 반면 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3.4% 감소했다.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는 18개월 만이다.


알려진 대로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다. 전체 수출 가운데 30%를 넘나든다. 4월 수출액만 보더라도 129억4000만 달러로 가장 많다. 미국의 95억5000만 달러 보다 35% 더 많고 유럽연합(EU), 일본, 중남미, 인도를 합친 것(120억4000만 달러)보다 많다.


산업부는 우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계속 이어 나갔다는 점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지만 향후 상황을 전망해보면 결코 웃음 지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對)중 수출 품목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부 석유화학, 기계류, 철강에 집중돼 있다. 특히 반도체 비중이 월등히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중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10년 15.1%에서 2020년 31.2%로 급상승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관련 자본재를 포함하면 33.9%에 달한다. 중국으로 유입되는 대 홍콩 반도체 수출액까지 합치면 40.5%에 이른다. 대중 수출에서 소비재 비중은 3.8%로 매우 낮은 반면 중간재는 80.6%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의 상당수는 중국에 생산 설비를 두고 있다. 중국 국내 경제 충격이나 공급망 붕괴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시스

이 때문에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대중 무역 비중이 크고 다수 기업이 중국에 생산 설비까지 갖추고 있으니 중국 내부 경제 충격 파장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020년 2월 국제통화기금(IMF) 등 자료를 인용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 떨어질 때 각국 GDP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한 결과 우리나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GDP 1%당 우리나라 GDP는 0.35%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인 24개국 중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2월 수정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1%p가량 떨어지면 우리 경제 성장률도 평균 0.1~0.15%p 내려간다”며 “중국 성장률이 하락하는 요인이 중요한데, 소비·부동산 투자·수출 중 어떤 것이 감소하는지에 따라 영향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은 우려대로 중국의 수출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하는 조짐을 보인다. 수출 둔화로 지난달 30일 발표된 중국의 4월 제조·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경제가 둔화할 경우 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 내 수요 감소로 원자재 등의 수출 규모가 줄어드는 등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GDP의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이 둔화할 경우 우리의 경제성장률 역시 2% 중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장의 대내외 불안 요인을 자세히 분석하고 상황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유와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망 확보 노력과 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기 위한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며 “더불어 통화·신용 정책의 유연한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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