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구 민란' 발언 두고 "바람직하지 않다".. 윤 당선인 발언인 줄 몰랐나
[경향신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저출산 문제는 페미니즘 탓”이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과거 발언을 두고 “현명한 국민 다수의 생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초반 확산을 두고 “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강 의원이 “어떤 정치인이 이런 말을 한다”며 “저출산 문제는 페미니즘 탓이며, 건전한 이성교제를 막는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져서 군의 사기가 떨어졌다. 이런 말들은 우리 사회에서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후보자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강 의원이 말한 ‘어떤 정치인’은 윤 당선인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강연에서 저출산 문제를 거론하며 “무슨 글을 보니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많이 한다 이런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같은해 9월 예비역 병장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다 보니 채용 가산점이 없어지고, 이래서 군을 지원하거나 복무하는 과정에서 사기도 많이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민란’ 발언은 같은해 7월 나왔다. 윤 당선인은 당시 대구 일정 중 “(코로나19) 초기 확산이 대구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과거 발언을 두고 한 후보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셈이다. 한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발언인 줄 모르고 이같이 반응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부정식품’ 발언 관련 강 의원의 질의 대해서는 “진위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강 의원이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그 아래 것도 먹을 수 있게 해야한다’는 발언은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묻자 한 의후보자는 “그 말씀은 당선인께서 어디서 하신 것으로 언론과 여러분들이 말씀을 하고 계시다”며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의 이야기를 인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한 후보자는 “(발언) 내용을 정말 잘 파악을 해야 된다”며 “기본적으로 위생에 문제가 될 정도의 기준을 가진 음식도 소득이 적은 사람은 먹어야 된다는 내용이 아니었다는 것을 제가 확실히 안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발언으로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던 ‘부정식품’ 발언과 관련해서는 앞서 다른 발언들과 평가의 결이 달라진 셈이다.
강 의원은 “후보자께서 소신 있게 (윤 당선인의) 발언들이 잘못됐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하셨다가, ‘어, 이 발언이 당선인의 발언이구나’ 하면서 갑자기 어조를 바꾸시고 옹호하면서 (발언) 취지를 얘기하신다”며 “총리로서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위원님이 지금까지 하신 말씀들이 (발언) 진의를 확실하게 파악하시고 제게 던지신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단선적”이라고 답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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