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수완박, 권력자 수사 불가능해져 서민에 피해 전가"

손덕호 기자 2022. 5. 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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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 즉시 공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검찰의 수사기능을 박탈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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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
양향자 "검수완박 법안, 명분·실리·협치 없는 3無 법안"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 즉시 공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자는 4일 국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양향자 의원실에 제출한 청문회 답변자료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무리한 입법 추진으로 범죄자들은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고 힘없는 국민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나 보완수사 요구가 폐지된다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진다”며 “중요범죄의 대응 역량도 저하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일반 서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려운 법리가 요구되는 사건에서 법률 전문가인 검사의 수사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 국가적인 반부패 대응 역량이 약화하고, 사건이 암장될 우려가 커진다는 취지다.

한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검찰의 수사기능을 박탈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형사사법제도의 안착과 국민 불편 해소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제도의 근간을 또다시 변경할 경우 국민들만 막대한 불편을 감수해야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검수완박이 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며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무 체계를 정비하고, 가능한 수단을 신중히 검토해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새 정부 초대 법무장관으로 한 후보자를 지명했다. 한 후보자는 이후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여러 차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 15일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는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며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검수완박 법안에 따르면 검찰의 수사권은 결국 전부 폐지되고, ‘한국형 FBI’라고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 이를 대체하는 내용이다. 한 후보자는 “중수청을 설립해 검찰의 수사 기능을 박탈하는 것은 사실상 검찰청을 폐지하는 법률”이라며 “수사권 조정에 따라 수사 지휘 기능이 없어진 상황에서 필요·최소한의 검찰 수사 기능마저 박탈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7개국에서 헌법 또는 법률로 검사의 수사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가의 법률가인 검사의 수사를 제도적으로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이 같은 의견을 국회 청문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진할 전망이다. 그는 전날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 법안을 공포한 뒤에도 “입법·공포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청문회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의견을 상세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양향자 의원은 “이번 검수완박 법안은 명분과 실리, 협치가 없는 3무(無) 법안”이라며 “국회와 검찰, 국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 더 나은 사법행정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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