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딸, 고1때 두달간 논문 5개·전자책 4권 썼다

정환봉 2022. 5. 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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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지난해 11·12월 단독·공저로
반독점법·국가채무 등 논문
영어e북은 기하학·세포분열
입시전문가 "컨설팅 받은듯"
서울·인천시장상 진실 공방도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후보자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지난해 기획한 전시회가 외할머니 건물에서 유학 전문 미술학원의 도움으로 개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지난해 하반기에 6개의 논문을 작성해 4개 저널에 게재하고 2020~2021년 10개의 영어 전자책을 출판하는 등 전문적인 입시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띈다. 한씨는 고2 나이로 현재 국내 유명 국제학교에 재학 중이다

4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한 후보자의 딸은 지난해 8월16~23일 차별금지를 주제로 한 미술전시회를 열었다. 21명이 참여한 이 전시회는 한씨 외할머니 소유의 건물에서 이뤄졌다. 전시회 포스터를 보면 주관사는 한씨가 대표로 있는 비영리 민간단체며, 협력사는 한씨가 다니던 유학 전문인 ㅍ학원이었다. 전시회에 참여한 이들도 ㅍ학원과 또 다른 학원 학생 등으로 구성됐다. ㅍ학원은 “해외 명문 미대 출신 작가들의 관리형 맞춤교육” “미술 유학 명문” 등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한씨의 어머니가 기획안을 학원으로 보냈던 것으로 안다. 그래서 ㅍ학원에 다니는 친구들과 다른 학원 친구들 몇몇을 모아서 전시한 것이다”라고 했다. 관람객들은 학부모와 학원 관계자 정도였다. ㅍ학원 대표는 당시 전시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는데, 이 영상은 한씨가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의 누리집(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 전시회에서는 후원도 받았는데, 후원 계정은 한씨 어머니 명의였다. 부모들이 모은 후원금은 한 복지관에 전달됐다. 한씨는 전시 이후인 지난해 11월 미국의 한 지역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한국과 캘리포니아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온·오프라인에서 차별금지 미술전을 기획·개최했다. 전시 수익금도 전액 기부했다”고 밝힌 바다.

한씨는 논문 작성에도 두각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에 6개의 단독 저자 논문을 작성했는데 이 중 3개는 11월에, 2개는 12월에 작성했다. 다른 하나도 지난해 하반기에 작성된 것으로 나온다. 주제도 ‘반독점법’ ‘국가채무’ ‘코로나19’ ‘분쟁지역 교육 및 의료개혁’ 등으로 다양했다. 한 국외 대학 입시전문가는 “각기 다른 주제로 두 달 만에 논문을 여러 편 쓴다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모든 논문에서 한씨가 ‘독립 연구원’이라는 칭호를 쓰며 단독 저자로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이 논문은 투고의 문턱이 낮은 ‘오픈 엑세스’에 실렸다.

출판 활동도 활발했다. 한씨는 2020~2021년 영어 전자책을 10권 출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신과 자신의 단체 이름으로 한 달 동안 4권을 출판했는데 ‘기하학’ ‘기초 미적분학’ ‘세포 주기와 유사 분열’ 등이 주제였다. 책에는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 만들었다고 적었다. 어린이 과학 시리즈나 코로나 팬데믹 관련 정기 간행물 등도 발간했는데, 공저자 명단에는 미술전시회에 이름을 올렸던 이들도 일부 등장한다. 한편, 한씨가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서울·인천 시장상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해당 지자체가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한씨의 시장상 수여 내역이 없었다. 이에 한 후보자 쪽은 “서울시장·인천시 산하 단체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씨의 이력을 검토한 한 입시전문가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 등은 에세이를 쓸 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방과 후 활동의 경우 봉사활동이나 수상이력은 10~15개 정도는 적어야 한다. 그 기준을 맞추려고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시회에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도움이 있었던 것에 대해 한 후보자 쪽은 “후보자의 장녀가 미술 재능을 기부하기 위해 가입하였던 봉사단체 소모임에서 지난해 여름 복지시설 아동들의 예술 교육을 후원하기 위해 자선 전시회를 열었다”며 “해당 전시회는 동양인 대상 차별, 혐오 문제의 심각성과 소수자연대의 중요성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해야 하고 학생들이 그림을 설명하는 동영상 촬영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관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당시 손녀(한씨)의 공익활동 취지에 공감한 외할머니의 승낙을 얻어 비어있던 공간을 1주일 정도 사용했다”며 “해당 전시회 후원금은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했고, 한 후보자의 배우자 계좌로 모아 전액 복지시설에 기부하였다”고 설명했다.

정환봉 배지현 김가윤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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