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육군총장 공관→외교장관 공관→신축도 검토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리모델링하고 경호시설을 마련하는데 25억원이 든다. 그래서 총 496억원의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다."(3월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보안과 경호, 비용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새로운 곳을 공관으로 사용하기로 사실상 정했다."(4월24일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
"(대통령 관저 신축을) 아직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4월25일 윤한홍 청와대 이전 TF 팀장)
"일시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관저를 새로 지으면 옮기는 것으로 안다."(5월4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대통령 관저 이전지를 기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변경했다고 밝힌 뒤 '관저 신축'도 시사하면서 대통령 관저의 '최종 확정지'가 불투명해졌다. 주요국 정상 가운데 사례를 찾기 어려운 집무실·관저의 분리(외교부 장관 공관이 관저일 경우 집무실까지 거리 3.9km)에 따라 경호·의전 대책도 시설별(집무실·관저)로 마련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에 대해 '임시 거처'로 안다고 했다. 이는 그로부터 9일 전 윤한홍 청와대 이전 TF(태스크포스) 팀장이 관저 신축 검토설을 부인한 것과 배치된다. 원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관저와 관련, 3월 20일 집무실 이전 브리핑에서는 육군참모총장 공관 리모델링 비용 25억원을 포함해 496억원을 정부로부터 예비비로 승인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당선인의 해당 브리핑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의 전격적인 이전이 안보 공백을 초래할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러자 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 발언을 '대선 불복'이라고 비판하면서 예비비 승인을 촉구했다. 결국 정부가 4월 6일 공관 이전 관련 비용을 포함한 1차 예비비(360억원)를 의결하자 인수위는 "보안, 리모델링 공사 기간 등 여러 가지를 감안했다"며 관저는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공관 이전 대상지 변경(육군참모총장 공관 →외교부 장관 공관)을 인수위 측이 밝히기 전 미리 방문한 것도 더불어민주당 측이 주장한 '김건희 결례론'과 맞물려 논란을 키웠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가 개를 끌고 와 70대가 넘은 외교부 장관 사모님에게 '이 안을 둘러봐야 하니 잠깐 나가 있어 달라'고 했다"고 주장하자 청와대 이전 TF는 입장문을 내고 "외교부와 사전 조율을 통한 방문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외교부 장관이 행사 중인 상황이 아니었고, 장관 배우자와 아예 마주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으로 한달 가량 윤 당선인은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외교부 장관 공관에 입주할 경우 '1분 1초'를 다투는 국정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출퇴근 동선'을 줄이게 된다. 해외 주요국 정상 가운데 '직주(職住) 분리'가 흔한 편이 아니어서 경호·의전 관련 대책도 관건이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대통령 경호와 관련해 "대통령이 국회에 방문하면 거점별로 층마다 경호관이 배치되고, 유리창이 취약하면 유리창에도 배치가 되지만 100% 완전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외교부 장관 공관을 조망 가능한 민간 시설과 대통령 경호처 등 대통령 경호 관련 기관들이 경호 관련 협의를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경호 취약 요소가 있다면 협의를 해야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본관 3층에 거주 공간이 있다. 영국과 독일은 총리 집무실과 관저가 각각 1층 차이로 연결됐으며 프랑스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엘리제궁에 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20여km 떨어진 별장을 관저처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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