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어린이날' 10대 소녀에 마수 뻗치다 '모텔주인' 귀에 딱 걸린 그놈

2022. 5. 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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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리 집으로 가자."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한 모텔에 어린 소녀의 손을 붙들고 들어온 60대 초반 추정의 남성이 모텔 업주로부터 객실 제공을 거부 당하자 소녀의 귀에 속삭이듯 툭 내뱉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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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기자(=완주)(95minkyo@hanmail.net)]
ⓒ프레시안

"그냥 우리 집으로 가자…."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한 모텔에 어린 소녀의 손을 붙들고 들어온 60대 초반 추정의 남성이 모텔 업주로부터 객실 제공을 거부 당하자 소녀의 귀에 속삭이듯 툭 내뱉은 말이다.

바로 이 '우리집'이란 말 한마디를 결코 허투루 흘려듣지 않았던 업주 김수미(43·여) 씨의 침착함과 용기가 자칫 악마의 손길에 의해 핥큄을 당했을지 모를 10대 소녀를 구해냈다.

사건의 시작은 이랬다.

완주 삼례의 한 아파트 승강기를 탄 A씨의 눈에 열두 살 정도로 보이는 B양이 들어왔고, 곧바로 B양이 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을 눈치챘다. A씨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B양의 손을 붙든 채 인근에 있는 모텔로 향했다.

술을 마신 A씨가 B양을 데리고 모텔에 발을 들여놓았던 시간은 다름 아닌 지난 5일 '어린이날' 오후 4시 20분께였다. 

카운터에서 업주 김 씨에게 "잠깐 놀다 갈테니 방을 하나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김 씨는 객실을 내줄 수 없다고 강하게 거부했다.

실랑이를 잠시 벌이던 중 김 씨는 "보아하니 아주 어린 아이인 것 같은데 그러면 정말 안된다. 벌 받는다"고 말하자, A씨는 "여자아이는 외국인이다"라고 말을 되받으며 객실을 한사코 요구하다 김 씨의 완강한 태도에 기가 눌렸는지 아이를 데리고 모텔 문을 나서며 소녀에게 던진 말이 김 씨의 시민의식을 불태우게 하는 결정적 순간이 된 것이다.

김 씨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아무리 살펴봐도 아주 어린소녀였고, 귀에는 보청기 같은 것을 끼고 있는데다 시선도 다른 사람과 잘 마주치지 못하는 등 장애를 앓고 있는 것 같아 처음에 객실 제공을 거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자꾸 생각해도 께름칙한 마음에 뒤숭숭하던 순간, 그 남성이 꺼낸 '우리집'이란 말에 이대로 내보면 분명 어리고 몸도 아픈 소녀에게 불상사가 생길 것 같았다"며 "남성에게 청소를 하고 객실을 내주겠다고 안심시킨 뒤 경찰에 신고하고 시간을 끌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객실감언'(客室甘言)에 넘어간 A씨는 발길을 돌려 모텔 입구에서 방이 나오길 기다렸고 김 씨는 그 틈에 경찰에 신고했다.

객실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A씨는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의 모습에 당황스러움도 느끼지 못한 채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A씨 연행 뒤 모텔 폐쇄회로(CC)TV 장면을 샅샅이 확인한 결과, 모텔 입구에서 업주 김 씨가 잠시 눈을 돌린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소녀의 몸을 더듬는 등의 모습이 찍혀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접한 아동관련기관과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 등은 무엇보다도 B양의 심리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현장 조사도 꼼꼼하게 펼쳤다.

한편 김 씨의 눈썰미과 재빠른 판단에 의해 마수에서 구조될 수 있었던 B양은 '심한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홍 기자(=완주)(95mink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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