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시승기] 볼보 전기차 'C40 리차지'..완벽한 디자인에 티맵 '레벨업'
실내 개방감 높이는 파노라믹 선루프 만족..수납공간도 넉넉
78㎾h 배터리로 1회 충전시 356km 주행.. OTA는 15년 무상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C40 리차지’는 볼보 최초의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자 볼보가 선보인 첫 번째 순수 전기차다. 높은 디자인 완성도와 편리한 인포테인먼트, 탄탄한 주행 성능으로 내연기관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볼보의 야심을 잘 담아냈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역시 디자인이다. 볼보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성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차량 보닛부터 트렁크까지 유려하게 이어진 곡선 라인이 차량을 한층 더 날렵하게 보이게 해준다.
전체적인 인상이 ‘XC60’, ‘XC90’ 등 기존 SUV에서 보여준 강인하고 단단한 느낌 대신 전기차 전환을 맞아 한층 더 부드러워져 만족감이 컸다. 영롱한 바다 빛깔을 닮은 ‘피오르드 블루’ 색상도 매력적이었다. 볼보는 스웨덴 피오르드 해안에서 영감을 받아 이 색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전면부는 앞이 막힌 ‘전기차 전용 프런트 그릴’을 배치해 깔끔하게 자리했다. 후면부는 독특한 모양으로 꺾인 리어램프로 세련미를 더했다. 이 램프는 마치 번개가 땅에서 하늘로 솟구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내부 역시 곳곳에 차별화된 포인트를 심었다. 우선 스웨덴 북부 산악 지역인 아비스코 지형에서 영감을 받은 등고선 형태의 반투명 ‘토포그라피 데코 패널’은 불이 켜지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패널은 반사층과 투명 아크릴, 폴리카보네이트 등 3개의 레이어로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3차원으로 발산한다.
차량 천장을 가득 메운 파노라믹 선루프는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없앴다. 실내를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는 덤이었다. 여기에 도어와 센터 콘솔, 앞 좌석 시트 밑 등에 물병, 가방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해 편리함을 더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적인 완성도에 수납공간까지, 다분히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엔진룸에는 작은 박스 공간이 생겼다. 트렁크는 489ℓ로 쿠페형 디자인을 감안하면 상당히 넓은 편이다. 2열 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1205ℓ까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2열 좌석을 접더라도 성인이 누울 공간은 확보되지 않아 ‘차박’까진 어려워 보였다.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C40 리차지는 별도의 시동 버튼이 없다. 좌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기어를 드라이브(D) 모드에 두면 바로 달릴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가속 능력에선 전기차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짜릿하게 속도를 끌어올린다.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빨랐다. 최고 출력 300㎾(408마력), 최대 토크 660Nm인 고성능 듀얼 전기모터 덕이다. 실제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7초에 불과하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민첩한 반응성과 젖은 바닥, 흙길 등에서 탁월한 안정성을 제공했다. 급코너를 돌 때도 차량이 흔들림 없이 잘 따라오는 느낌이었다. 약 500㎏에 달하는 배터리 패키지를 낮은 무게 중심과 균일한 중량 분포를 위해 프런트·리어 액슬 사이에 내장했다는 게 볼보의 설명이다. 무게 중심이 아래에 형성되다보니 SUV 특유의 롤이나 언더스티어 성향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78㎾h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됐다. 급속 충전을 통해 4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356㎞다.
볼보가 티맵 모빌리티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티맵 인포티엔먼트 서비스’는 C40 리차지가 보여주는 매력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티맵에 인공지능(AI) ‘누구(NUGU)’와 음악 서비스 ‘플로(FLO)’가 통합된 형태다. 주행 중에 ‘아리야~’하고 부르면 차량 내에서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었다.
가까운 충전소 자동 추천, 정보 탐색, 차량 온도 조절, 문자 발송, 음악 듣기 등은 식은 죽 먹기다. 12.3인치의 디지털 디스플레이 역시 군더더기 없이 단순미의 극치다. 시인성도 훌륭했다. 자주 쓰는 최소한의 물리 버튼만 남기고 대부분의 기능을 디스플레이에 안에 집어넣어 디자인 면에서도 깔끔했다.
볼보는 티맵 인포테인먼트와 LTE 5년 무상, OTA(over-the-air) 15년 무상, 플로 1년 이용권 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그러면서도 국내 판매 가격은 6391만원으로, 독일(8640만원), 미국(7285만원)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했다.
아쉬운 대목은 1열에서 보는 후면 시야다. 쿠페형 디자인과 높은 2열 좌석 때문에 백미러를 통해 보는 후면 시야가 다소 좁았다. 뒷좌석에 솟아있는 센터터널도 옥에 티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는 다른 차들이 일반적으로 평평한 바닥으로 설계된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만족도를 생각하면 용인할 수준이다. 첨단 커넥티비티 기술과 강력한 배터리 성능,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잘 어우러진 만큼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기에는 충분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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